너무 늦은 안녕은 없다 텍스트T 21
김하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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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귀신을 보는 고등학생이라... 이런 소재 좀 뻔하지 않나?

사실 반신반의 하면서 책을 펼쳤다.


고등학생 서동찬은 귀신을 본다. 동찬에게 귀신 둘이 찾아와 사건 의뢰?를 한다. 귀신 둘은 며칠 전 어이없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탐정사무소 소장 영심과 조수 상구다. 그들이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화재가 발생했던 미영프라자에 출몰하는 귀신이 만나고 싶어 하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어야 한다.


... 이것도 좀 클리셰 각인데 싶었다. 그러나 영심이 성당에서 성수를 덮어쓰고 사라져버린 후 동찬과 상구가 미영프라자 귀신 진원의 죽음을 파헤치기 시작하면서 훅 빨려들어 갔다. 진원의 언니 진경과 친구(라 부르기는 뭣하지만)들을 만나 사건의 퍼즐을 맞춰나가자 독자로서 마음이 급해졌다.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면서도 진원이 만나고 싶어 하는 이가 누구일지 빨리 알고 싶어 조바심이 났다. 추리 소설을 읽는 독자들이 으레 그렇듯 나도 작가가 야금야금 던져주는 단서를 조합해 주인공보다 빠르게 범인을 찾아내고 싶었다.


그러나 동찬이 진원의 학교 생활을 알아갈수록 나는 흥분해버렸다. 얼마 전 봤던 드라마 <참교육>이 생각나면서 진원을 교묘하게 괴롭혔던 애들을 패주고 싶었다. 앗차차, 이 소설은 권선징악이 목표가 아니었지... 여기서 잠깐! 이 소설 반전이 장난 아닙니다요~~ 중반부를 넘어가면서 나는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동찬이 진원과 함께 수행평가를 위해 PPT를 같이 만든 세 명의 아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건의 전말이 서서히 드러나자, 반전 많은 이 책의 리뷰를 어떻게 쓸지 걱정이 됐다.


미영프라자에 화재가 발생한 날 진원이 만나러 갔던 사람이 누구인지 말할 수가 없다. 추리소설에서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면 스포일러가 되니 말이다. 진원이 만나려 했던 인물이 화재를 낸 범인이 아니란 건 말할 수 있다. 결국 동찬과 상구가 그 인물을 찾아내 둘을 만나게 해주었고 진원은 이승을 떠난다. 진원이 보고 싶어 했던 사람을 만났고 오해도 풀렸으니 해피엔딩이라고 하고 싶다.


책 소개를 보고 했던 의심은 쓸데없는 짓이었다. 동찬이 귀신을 보는 아이여야만 진원을 도울 수 있는 스토리였다. 아무리 동찬이 귀신을 본다 해도 상구의 조력이 없었다면 사람 찾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상구가 탐정사무실에서 일한 경력을 십분 활용하게 한 것도 작가의 포석이었을 것이다. 김하연 작가가 <시간을 건너는 집>으로 청소년들에겐 이미 유명한 작가라는 사실!을 몰라 봐서 죄송합니다!! 리뷰 쓰고 바로 <시간을 건너는 집> 읽어보겠습니다~


상구가 동찬에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넌 좋은 애야, 서동찬.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가졌지. 부디 그 온기를 간직하고, 더 뜨겁게 앞으로 나아가. 인생은 회귀물이 아니야. 어떤 짓을 해도 삶을 처음으로 되돌릴 수는 없어. 내 인생이 너무 시시해서 늘 다시 시작하고 싶었는데 이제야 알았어. 어렵게만 보였던 일들도 내가 도망치지 않고 부딪쳤다면 다 해낼 수 있는 것들이었지.”


회귀물이 꾸준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현실에서 하지 못한 일들을 되돌아가서 다시 이루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다루기 때문이다. 요 몇 년 사이 다양한 미디어로 만들어지고 있는 회귀물에서 아쉬웠던 점은 주인공이 돈을 많이 버는, 팔자를 고치는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다. 현실에서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이야기들을 보며 독자는 대리만족한다. 상구가 저렇게 말하는 것을 보며 안타까웠지만 상구처럼 죽은 뒤에 깨닫지 말고 뭐든지 해보라는 작가의 충고로 들렸다.


이번 소설도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을 것 같다. 남학생 여학생이 골고루 나오고 귀신까지 나오며 추리해보는 맛까지 있으니 재미 보장이다.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내 현생은 망했다고 지레 포기할 학생들이 상구의 말을 읽으며 부딪쳐볼 용기를 낼 것이다. 수포자가 수학 문제 풀이에 도전하고, 비겁했던 행동을 만회할 용기를 내며, 사랑한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길 기대한다. 그리고 동찬처럼 따뜻한 마음을 가진 학생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앗, 스포에 신경쓰느라 윤아에 대한 언급을 피하려다보니 제목 얘기를 못했다... 동찬이 좋아했던 여자 친구 윤아에게 하는 인사였다. 얼떨결에 맡았던 미영프라자 귀신 사건은 결국 동찬이 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윤아에게 제대로 인사했고 상구를 보낸 후... 여전히 동찬의 눈에 귀신은 보인다. 그러나 이젠 겁내지 않는다. 귀신의 목소리도 사람의 목소리도 귀 기울여 듣는 사람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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