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이 사라진 세계에서 바일라 27
이병승 지음 / 서유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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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이병승 작가의 신작 <문장이 사라진 세계에서>AI 시스템인 아르고스에 의해 검열당하는 근미래 한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성경>을 포한 <1984>, <자유론>, <신곡>,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등이 금서로 지정되어 있다. 시나리오 작가가 꿈인 주인공 초월SF영화 시나리오를 공모전에 보냈는데 낙선했고 사이버 수사대의 조사를 받게 된다. AI 검열 시스템에 의해 문제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기시감이 든다. 유신 정권, 전두환 정권 때에도 금서가 있었고, 금서를 읽는 사람들을 체제 전복 세력이라며 잡아가고 고문했다. 옛날에는 독재자의 권력 유지 때문이었다지만 미래에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고? <문장이 사라진 세계에서>의 설정은 AI 시스템으로 예전보다 더 촘촘하게 검열하는 사회가 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그렇게 해야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가진 이가 대통령이다. 예전의 독재자와 다를 바가 없다.


검열법으로 굴러가는 세상이지만 저항하는 세력은 있기 마련이다. ‘우아한 금서클럽에 모인 청소년들은 검열법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복종하는 부모를 이해할 수 없다. 권력의 정점에서 체제 유지와 개인의 영달을 위해 행동하는 부모와 반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주축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어른도 있다. 우아한 금서클럽을 운영하는 황해 아저씨, 검열법 위반으로 수감된 초월의 아빠가 그들이다.


최첨단 인공지능 AI가 사회의 모든 분야를 심의하고 24시간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감시하는 설정은 조지 오웰의 <1984>를 떠올리게 한다. 정보를 통제하는 감시 사회에서 인간의 자유로운 생각은 가능한가? 과연 진실이란 있는가? 라는 질문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책 속의 청소년들은 행동한다.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 부모의 치부를 까발리는 것, 바꾸기 위해 연대하고 움직이는 것, 모두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책에 등장하는 권력자 어른들은 금서의 지식과 진리의 중요성을 알기에 자식에게 읽히면서도 금서와 반대로 행동한다. 자유를 억압하고 통제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청소년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초월과 준호는 대화로 AI 아르고스를 리프로그래밍했다. 검열법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군대의 대치는 피로 얼룩진 과거의 어느 시점을 떠올리게 한다. 미래에 유사한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 시민들의 힘으로 폭력적인 상황을 막아낸 2024123일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작가는 외부의 제압이 사라져도 자기 검열이라는 그림자는 스스로 입을 막게 만든다고 했다. 생각과 표현은 최대한 자유로워야 하며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말하려는 의지는 변치 않는다고. 그것을 문장이라고 부르겠다고. 작가는 묻는다.

지금, 당신은 어떤 문장을 붙잡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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