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날들이 단단한 인생을 만들지
임희재 지음 / 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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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나이에 외국 유학길에 오른다는 건 쉽지 않은 선택이다. 지난 달에 읽은 책에서 한민용 앵커는 십대에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고, 이번에 읽은 책 <다정한 날들이 단단한 인생을 만들지>의 저자 임희재씨는 스물두 살에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갔다. 젊은 여성이 타국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려면 어려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 안전 문제이고 다음으로는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이다. 모두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 일이다.


닥치면 다 하게 되어있다는 말이 있다. 유학생활 중이므로 혼자 헤쳐 나가야 한다는 걸 알기에 없던 용기도 불뚝 솟고, 가지고 있는 것들을 맥가이버처럼 활용하면서 몰랐던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기도 한다. 그런데 발을 동동 구를 상황에 어디선가 홀연히 나타나 도움을 주는 요정 같은 이들을 만날 때도 있다. 저자가 막차를 타고가다가 내릴 곳을 놓쳐서 종점까지 가버렸는데 집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어서 막막했다. 그 때 도와준 사람 뿐 아니라 그녀는 자신에게 대가없는 친절을 베푼 이들을 천사라 부르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한다고 표현했다.


나는 해외 유학은 간 적이 없지만 국내에서 운전 요정을 만난 적은 있다. 20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내가 초보딱지 뗀지 얼마 안 되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 나는 고속도로에서 잘못 내린 길을 정신없이 내달렸다. 그 길은 역주행 차로의 갓길이었다. 갓길이 끝난 지점에서 나는 망가진 기계처럼 정지상태가 되어버렸다. 몸도 머리도 돌아가지가 않았다. 그야말로 멘붕 상태! 그런데 반대편에서 달려오던 무쏘가 멈추더니 운전자가 내렸다. 그리고 내 차를 운전해 정주행 차로로 갖다놓은 뒤 자기 차를 몰고 바로 떠나버렸다. 그 분은 내게 구세주였고 나는 연신 90도 인사를 해댔다.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고 마치 꿈인 것 같다. 그 분은 거의 말없이 행동만 했는데 다정함이 듬뿍 묻어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임희재씨는 파리에서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에게서 다정함을 느꼈다고 했다. 제목처럼 다정한 날들이 자신의 인생을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녀는 <다정한 날들이 단단한 인생을 만들지>에서 프랑스와 독일에서 겪었던 다양한 일들을 소개한다.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을 대화로 풀어나가고 몰랐던 것들을 알게 되는 기쁨을 누리며 성장해 나갔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역시 다정한 게 이기는구나~ 싶었다. 꼭 외국 생활이 아니어도 우리는 살아가며 크고 작은 어려움, 인간 관계의 갈등을 겪게 된다. 그럴 때 조금만 부드럽게 여유를 가지고 상대방에게 다정한 말 한마디를 건네거나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준다면 조금은 부드러운 사회가 될 것이다.


저자는 현지인 뿐 아니라 이민자들에게서 도움을 받았고 본인도 베이비 시터를 하며(물론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었지만) 누군가의 육아에 도움을 주었다. 우리가 하는 선의의 행동은 팔랑이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언젠가 내게도 돌아오게 된다. 그런 행동이 꼭 등가로 돌아오지는 않지만 내가 보여준 다정함이 나를 포함한 주위에 따뜻하고 선한 영향력이 됨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이 책에서 가장 궁금한 것 하나! 그녀의 독일 남친과는 어떻게 됐을까? 한국에 돌아왔다가 다시 독일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헤어진 것 같은데 잘 지내던 남친 이야기가 뚝 끊기니 몹시 궁금해졌다.ㅎㅎ 다정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던 독일 남자와 싸우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물들어가는 과정을 보니 저자가 꽤 잘 조련시킨 것 같은데 말이다.


나는 미국에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없어서 실행하지 못했다. 내가 이십대 때 미국 유학을 갔다면 다정한 천사 같은 이들을 만났을까? 미국은 유럽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고 총기 자유가 있으니 더 위험했을까? 가보지 않은 길에 미련을 두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없다지만 미국 유학을 갔더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과연 미국 천사들을 만났을지 궁금하긴 하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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