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숭이와 나 - 제16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126
지윤경 지음, 오이트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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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숭이와 나는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 작품집이다. 이 책에는 세 편의 단편 동화가 실렸다. 표제작 <숭숭이와 나>의 주인공 진원은 엄마가 돌아가신 후의 결핍을 애착인형 숭숭이로 채우고 있다. 모자며 옷이며 신발까지 온통 검정인 진원이 분홍색 원숭이 인형을 들고 있는 모습은 그리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6학년 남학생이 분홍색 애착인형이 뭐냐고 친구 태윤이가 놀렸다. 둘이 티격태격하던 끝에 결국 숭숭이의 팔이 떨어지고 말았다.


진원은 숭숭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다. 그곳은 인형을 고쳐주는 곳이다. 숭숭이가 무사히 원래 모습으로 돌아오길 기다리는 시간 동안 진원은 시연에게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시연이 아끼던 햄스터 인형을 보고 징그럽다고 말했고 그 후로 사이가 서먹해졌기 때문이다. 자기도 모르게 튀어나왔던 말이 시연에게 상처가 되었으리라 생각했다. 태윤의 말에 자신도 그랬던 것처럼.


40쪽이 되지 않는 이 짧은 동화는 독자에게 여러 생각을 품게 만든다. 어린이라면 하나쯤 가졌을 법한 애착인형이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저 좋아하는 물건 하나 정도의 의미가 아니다. 내 눈에 하찮아 보여도 누군가에게는 세상 가장 소중한 것임을, 그러므로 함부로 말하면 안 되겠다는 것을 어린이 독자들은 이 동화를 통해 배우게 될 것이다.


작가는 인형을 고치는 곳을 마치 생명을 다루는 병원처럼 표현했다. 숭숭이는 진원에게 엄마처럼 포근한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다. 병원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인형들이 치료를 받으러 와있었다. 누구에게나 숭숭이 같은 존재는 있는 것이다. 어린이에게 결핍은 어른의 그것보다 크게 느껴진다. 빈 공간을 채워줄 무엇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이 동화는 따뜻하게 보여주고 있다. 친구의 상처나 결핍을 대하는 태도까지도.


또한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도 진원의 행동을 보고 배울 수 있다. 미안했다는 한 마디 하기가 쉬워보여도 꽤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진원은 시연의 햄스터 인형이 숭숭이의 존재와 같다는 것을 깨닫자 시연에게 사과를 했고 둘은 다시 친해졌다. 인형 병원에서 기다리며 다른 사람들의 인형 사연도 알게 되고 선생님에게 위로도 받는다. 진원은 이제 알게 되었다. 나만큼이나 다른 사람에게도 큰 상처나 결핍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나머지 두 편의 동화 <한 여름의 냉장고><짜릿한 카메라>도 그리 가벼운 주제는 아니다. <한 여름의 냉장고>는 새롭게 형성된 가정에서 삐거덕거리는 할머니와 손녀의 모습이 그려진다. 어떤 가정이든 구성원들이 서로 맞춰나가야 하지만 주인공 여름이는 더 힘들다. 새아빠의 집으로 들어가서 사는 것도 낯설기만 한데 남남과 다를 바 없는 할머니가 사사건건 퉁박을 주니 새아빠집도 새할머니도 다 싫다. 여름은 계속 엇나가는 행동만 하는데, 과연 새아빠집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짜릿한 카메라>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아이들이 보면 좋을 내용이다. 재미나 장난으로 찍어서 함부로 업로드할 경우 발생할 여러 문제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는 동화다. 하진은 마구마구 찍다가 우연히 친구 현준의 고통을 알게 되었고, 현준의 오해 때문이었지만 실험카메라를 찍던 하진과 민준은 이제 그만 두기로 한다. 누구나 영상을 찍고 아무나 볼 수 있게 노출 가능한 세상이다. 재미 삼아 하는 일이 누군가를 고통 속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찍는 대상에게 예의를 갖추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 동화집에 실린 세 편의 동화는 초등 고학년에게 적합하다. 짧은 내용이지만 깊게 생각해볼 거리들을 던져주기 때문이다. 같이 읽는 어른들이 어린이 독자의 사고의 폭을 넓혀줄 질문들을 해보면 어떨까. 주인공과 유사한 경험에서 시작해 자신의 고통과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태도, 특히 <짜릿한 카메라>에서는 영상 업로드 시 윤리적 문제로까지 확장시키면 좋겠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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