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펼침 (주책공사 5주년 기념판)
이성갑 지음 / 라곰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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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펼침>은 부산 동네 책방(혹은 독립서점), “주책공사책방지기의 에세이다. 주책공사가 부산 중앙동에서 영업을 시작할 때부터 나는 알고 있었다. 인스타로 팔로우하고 그곳의 행사나 책방지기가 소개하는 책들을 보고 있었지만 한 번도 가보진 못했다. 작년에 광안리쪽으로 이전한 후에야 방문하게 되었다. 작년 여름, 이문재 시인과 이병률 시인의 북토크에 참여했다. 억수같이 비는 쏟아지고 바람까지 세게 불어 우산을 잡고 부들부들 떨며 서점에 도착했다. 이문재 시인의 우리나라 남성들이 시를 읽어야 한다.”는 멘트에 격하게 공감하며 뿌듯한 맘으로 나왔더니 비는 그쳐 있었다.


올해는 주책공사에 책구독서비스 주책가방을 신청해서 받아보고 있다. 책방지기님은 자신이 읽은 책만 서점에 들이고 추천한다고 했다. 이 책에는 이런 내용과 함께 책방을 운영하며 만난 사람들,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까지 풀어냈다. 무엇보다 책이 얼마나 좋은지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들을 자신의 경험과 함께 들려주는데 글이 술술 읽힌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 동네 책방 나들이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한다. 일상적인 일들을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결론으로 이끌어내는데 고개 끄덕이게 한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이 뚝뚝 묻어나며 소명의식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에 해당하는 문장이다.


한 권의 책이 인생을 바꾼다고 믿습니다. 그 바뀐 인생에 주책가방의 책들이 조금이나마 여양력을 끼친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나는 동네책방에 관심이 많았다. 10여 년 전부터 전국의 동네책방을 순례하듯 돌아다녔는데 처음으로 찾아 갔던 곳이 충북 괴산의 숲속작은책방이었다. 2014년에는 서울에 있는 책방들을 돌아보며 언젠가는 나도 이런 공간들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그런데 나는 꿈만 꾸었고 다른 사람들은 실천을 했다. 나는 차리지 못했지만 그동안 동네책방의 역사는 지켜보고 있었다. 그간 무수히 많은 책방들이 생겨났다. 유명인이 하는 곳, 매출 부족으로 사라진 곳도 있고, 꿋꿋이 버티는 곳도 있다. 그런데 예전에 비해 소비자들의 태도가 많이 변했음은 확실하다. 아직 온라인 서점을 이용하는 사람이 월등히 많긴 하다. 정가에서 10%를 할인 해주고 다양한 굿즈들로 유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네책방을 이용하는 것이 출판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동네책방도 여러 방식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이렇게 주인장들이 자신의 책방을 소개하는 책을 내고, 독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 가까이 있는 책방을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 책에서 얻은 꿀팁이 있다. 책방지기가 만년필을 쓰다가 잉크가 나오지 않을 때 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글을 읽다가, 나도 쓰지 못하고 있는 만년필이 있는데 하면서 바로 실행해보았다. 펜촉을 물에 잠시 담궜다가 빼면 잉크가 나온다고 하기에 해봤더니 정말! 성공이었다. 고장났나, 버려야하나, 하다가 팽개쳐둔 만년필이었는데 이제 쓸 수 있게 되었다.


그 내용에서 공감한 부분이다.


삶은 만년필과도 같아서 틈도 필요하고, 구멍도 필요합니다. 그 틈과 구멍이 있기에 만년필이 작동하고 세상에 흔적을 남길 수 있으니까요. 틈과 구멍은 막힐 수도 있지만, 그 틈과 구멍 때문에 다시 회복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회복을 돕는 물은 가족일 수도, 친구일 수도, 책일 수도, 술일 수도, 커피일 수도, 여행일 수도, 영화일 수도, 운동일수도... 그 무엇일 수도 있을 겁니다. 이왕이면 책이면 더 좋겠지만요.


이렇게 그의 모든 글은 책으로 귀결된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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