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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넘어가 ㅣ 창비아동문고 337
강인송 지음, 오묘 그림 / 창비 / 2024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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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간다며 어른들이 할법한 말을 한다. 나도 정말 그렇다고 연신 고개를 주억거리며 같이 깔깔댄다. 우리는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내 감정을 들여다 볼 시간을 가질 여유 없이 바쁘다는 말을 달고 산다. 아이들은 어떨까? 자신이 겪는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인 줄 느낄 겨를도 없이 하루를 산다. 집과 학원을 숨가쁘게 오가는 사이사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것을 휴식이라 여기는 듯 하다.
바쁜 와중에 책을 읽을 시간을 내는 아이들이 드물기는 하지만 추천하고 싶은 동화가 출간되었다. 강인송 작가의 동화집 <너에게 넘어가>에는 어린이들이 처음 경험하는 상황에서 겪는 미세한 감정을 절묘하게 포착한 동화 7편이 실렸다. 절대 공감할 사연,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또래의 이야기에 글 읽는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웹툰 작가 오묘의 삽화가 동화의 재미를 한껏 살려주었다.
굴러가, 사랑 : 전학 온 첫날부터 책상 위 물건들이 자꾸만 그 애 앞으로 떼구르르 굴러가는 것은 서현이 맘의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일까?
오히려 좋아 : 처음 해보는 일들이 하나같이 엉망진창이어도, 오히려 좋아!
너에게 넘어가 : 팔씨름에서 한 번도 져본 적 없는 미나가 남몰래 잘 우는 우태에게 져 주고 싶은 마음~
지유들 : 한 반에 지유가 셋! 선생님의 결정은 단발 지유, 안경 지유, 점 지유! 그러나 학급회에서 나온 결론은, 불리고 싶은 이름을 스스로 짓자! 지유들은 어떻게 불리고 싶을까?
기선을 제압하려거든 : 기선 제압의 타이밍을 계속 놓치던 전학생 장주이는 얼떨결에 축구하러 달려 나간다. 제일 좋아하는 축구를 마다할 리가~
마음이 뻥! : 학교에서 똥 누고 변기가 막히면? 그야말로 대참사! 래희와 이모의 변기 뚫기 대작전은 성공일까?
사랑은 소울을 타고 : 선생님과 아빠가 좋아하는 노래가 김민의 귀에도 꽂혔다. 어른과 아이도 옛날 노래로 공감할 수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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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어른 할 것 없이 호흡이 긴 글을 읽지 못한다. 영상도 예외는 아니라 쇼츠가 인기 있는 이유다. <너에게 넘어가>에 실린 동화 7편은 각각 20여 쪽 정도라서 장편동화를 읽기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딱 좋은 분량이다. 아이들이 솔깃한 소재에 동화마다 예쁜 삽화가 들어있어 영상 못지않은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