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한한 우주를 건너 서로를 만났고 이 삶을 함께하고 있어 - 펫로스, 반려동물 애도의 기록
최하늘 지음 / 알레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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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떠나보낸 후 애도의 시간을 보낸 사람들의 사례담을 엮은 책이 출간되었다. <우리는 무한한 우주를 건너 서로를 만났고 이 삶을 함께하고 있어>는 ‘펫로스 전문 상담소 살다’를 운영하며 반려동물 애도 상담 및 교육에 앞장서고 있는 최하늘씨가 썼다. 이 책에는 개, 고양이뿐 아니라 토끼, 앵무새까지 10건의 사례가 나오는데 모두들 사랑하는 아이를 보내고 힘들어하다 상담을 통해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했다. 극복이라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곁을 떠나간 존재를 위해 제대로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으니 극복이라는 단어가 합당한 듯하다.

사람이든 가족이든 사랑하는 대상이 떠났을 때는 세상을 다 잃은 것 같은 게 당연하다. 무한 슬픔에 빠져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 애도의 과정을 잘 보내지 않으면 슬픔에서 빠져나오기란 좀처럼 쉽지가 않다. 아무리 반려동물 인구가 많아졌다고 해도 모두가 상실의 슬픔에 공감해주는 것은 아니다. 겪는 이마다 그 슬픔의 크기가 같은 것도 아니며 동물을 키우지 않은 다수의 사람들은 아예 이해하지 못하니 말이다. 동물 죽은 걸 가지고 유별나게 군다는 말을 들으면 상처는 더욱 깊어지게 된다.

그래서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 만나 서로의 고통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 책의 저자는 전문적인 펫로스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슬픔을 수용하고 회복하도록 돕고 있다. 책의 구성은 각 사례별로 앞에는 떠난 반려동물과의 사연을 공개한 후 저자의 상담일지로 이어진다. 상담 내용을 일부 공개하면서 조금 더 깊이 상담자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어떠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애도와 회복의 과정에 이르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 개인 펫로스 상담과 ‘펫로스 서클’이라는 사별 집단 모임을 비롯해 역할 바꾸기 기법, 드라마치료 기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에게 치유 방법에 대한 정보를 준다. 현재 그러한 상황이라면 상담을 받아볼 수 있고 직접 상담 받지 못하더라도 책에서 다룬 사례를 읽으며 위로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이든 반려동물이 있는 경우엔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유용한 책이다. 부록에 실린 ‘파비스 펫로스 유형’이라는 자가 진단 도구는 자신의 상태를 쉽게 파악하고 치유 및 애도 과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6가지 유형의 항목에 4개 이상 체크가 된 경우 해당 유형이며 그 유형에 따른 심리치료 추천방법까지 나와 있다.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은 함께 한 시간이나 동물의 종류에 따라 정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이 책으로 알게 되었다. 토끼가 죽으면 개보다 덜 슬플까? 1년을 함께 한 것보다 15년을 함께 한 게 더 슬플까? 그렇지 않았다. 그 누구도 당사자의 슬픔을 측량할 수 없다. 저마다 애정의 시간과 상실의 고통 모두 최대치이다. 그러니 함부로 말해선 안 된다. 이해와 공감이 안 되더라도 조용히 지켜봐주고 슬픔 속에 너무 오래 있지 않도록 이 책을 권유해보면 어떨까.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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