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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혼은 멈추지 않고 - 한 달에 한 권 시와 그림책
이화정 지음 / 책구름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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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영혼은 멈추지 않고>라는 책의 제목만 듣는다면 어떤 내용일지 쉬이 가늠하기 어렵다. 잠언집 같기도, 죽음을 소재로 한 에세이 또는 소설 같기도 한 이 책의 부제는 ‘한 달에 한 권 시와 그림책’이다. 아하, 그제야 감이 온다. 시와 그림책을 읽은 사람들의 이야기로구나! 저자의 소개를 보니 이화정씨는 혼자 읽다가 같이 읽은 경험을 책으로 썼고, 그 후 독서 모임의 결과물을 책으로 내고 있다. <우리의 영혼은 멈추지 않고>는 부제대로 시집을 읽고 모여서 낭송하고, 연관되는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고 글을 쓴 모임의 결과물이다.
저자는 모임의 운영자로 매달 시집과 그림책을 선정하고 구성원들과 함께 할 계획안을 짰다. 그것을 모두 공개했는데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는 큰 선물이 아닐 수 없다. 독서 모임이나 시 읽기에 도움을 받고 싶어 골랐다면 탁월한 선택이다. 아직 이 책의 존재를 모르고 있지만 꼭 필요한 이들에게 추천한다. 독서 모임을 시작하려는데 막막한 사람들, 독서 모임인데 매번 수다로 마무리되어 방향성을 재정립하고 싶은 운영자, 시와 가까이 하기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이들에게 이 책은 숨통을 트이게 하는 인공호흡이 될 것이다.
그동안 나도 여러 독서 모임에 참여해보았으나 시와 그림책을 같이 읽은 적은 없었다. 일 년 동안 매달 두 권씩 같이 읽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서평단에 신청했다. 운영자이자 저자인 이화정씨가 올린 매달의 계획안을 보고 놀랐다. 회원들이 준비해야 할 사항들을 꼼꼼하게 안내하여 허투루 참여할 수 없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 이렇게 세심한 준비와 적극적인 참가자들이 있었기에 성공적인 모임이 될 수 있었고 그 결과를 책으로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마음에 든 것이 있다. 월별 계획안을 공개했지만 모임 진행 내용을 중계하지는 않았다. 대신 그 달에 다룬 시와 그림책으로 저자가 한 편의 에세이를 썼다. 저자 자신을 드러내는 이야기나 회원의 사연, 그 달에 다룬 시인에 대해, 두 책 외에 연관되는 다른 책들 소개까지 알차디 알찬 글이다. 11월과 12월에 가서 또 놀라고 말았다. 11월에는 저자가 회원에게 쓴 편지를, 12월에는 회원들의 글을 실었다. 회원들을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고는 나올 수 없는 진심어린 편지를 읽다 보니 대단하다는 말밖에... 12월에 실린 회원들의 글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시를 만나 자신을 만났고 사랑하게 되었으니 계속 시와 함께 살겠다는 의지였다.
이 책을 서평단 자격으로 받아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좋은 책이라고 하는 게 아님을 강조하고 싶다. 읽는 내내 나도 저 모임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시를 읽으면 저렇게 되는 건가?', '저들처럼 글도 잘 쓸 수 있게 될까?' 하는 기대감으로 계획안대로 따라한다 해서 결과가 같을 순 없다. 사람이 다르고 그렇기에 진행도 달라질 터이고 누구나 다 글을 잘 쓰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도 먼저 길을 걸어간 이들의 발자국을 따라 걷다 보면 나만의 길을 낼 날이 올 것이다. 뚜벅뚜벅 걸어나가는 그 길에 함께 할 시집과 그림책을 선물로 받은 셈이다. 책 한 권을 샀는데 24권+α 라니!
당장에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 없다면 혼자 시작해 보자. 두둑해진 마음으로 기쁘게 책을 읽고 필사하고 글을 써보면 된다. 한 줄부터 시작해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문장으로 풀어내 보는 거다. 도반이 있으면 좋겠지만 혼자라도 괜찮다. 책 속 선배들과 시와 그림책이 있으니!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