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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도깨비 무지 막지
홍민정 지음, 하민석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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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는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전래동화 속에나 등장하는 도깨비는 아이들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것 같다. 아이들은 좋아하고 내 눈엔 정체 불명의 캐릭터들이 스티커, 인형, 문구류에 찍혀 나오고, 비슷비슷하게 생겼는데 이름들이 다 다르다. 나는 이름을 듣고도 기억하지 못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귀여운 도깨비들 이야기가 담긴 책이 나왔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보고 싶어 서평단에 신청했다. <고양이 해결사 깜냥>의 홍민정 작가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탐정 칸의 대단한 모험>을 그린 하민석 만화가가 찰떡같이 어울리는 캐릭터를 그려냈다.
주인공 도깨비 ‘무지’와 ‘막지’는 오래된 ‘풀비’였다. 풀비는 예전에 문에 종이를 바를 때 쓰던 작은 빗자루의 이름이다. 무지와 막지는 ‘고스트 빌리지’라는 놀이동산에서 매번 무서움 순위에 밀려 들어가지 못한 채 입구만 지키는 신세! 49번째 기념일 잔치에도 초대받지 못했다. 둘은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도깨비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몽달 귀신이 알려준 방법, 최대한 아이들을 무섭게 만들어서 50번째 기념일 잔치에는 꼭 참석하겠다고!
다음날 아침, 고스트 빌리지의 귀신들을 각자의 자리에서 관람객을 지키고 무지와 막지는 입구에 섰다. 그 때 우르르 몰려오는 아이들 사이에서 우진이가 키가 작다며 놀리는 태호라는 아이가 보였다. 무지와 막지는 태호에게 무서운 도깨비의 면모를 보여주려고 한다. 그 방법은스티커로 딱 붙이기.
“풀비로 쓱싹, 붙어라 척!”
그날 밤, 태호네 집에 찾아간 무지와 막지는 강아지 두리의 엉덩이에 스티커를 붙였다. 두리의 네 발이 꼼짝없이 땅에 달라붙어 떨어지질 않았다. 다음 날 학교에서도 태호가 뒷목에 손을 댈 때 스티커를 던지며 주문을 외자 손이 목에서 떨어지질 않는다.
무지 막지가 태호를 골리려고 한 이유는, 우진이가 고스트 빌리지에 입장하려고 할 때 태호가 우진이 키가 작다고 놀렸기 때문이다. 우진이는 민규랑 친했는데 2학년 2학기가 되니 민규 키가 훌쩍 커지더니 태호랑 어울려 놀았고, 태호는 우진이를 계속 괴롭혔다.
학폭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 책은 초등 저학년용이기 때문에 등장인물들의 행동이 심각하거나 잔인하지는 않다. 그러나 학교 폭력은 친구를 놀리는 것부터 시작하여 학년이 올라갈수록 그 수위가 높아진다. 작가는 귀여운 도깨비 캐릭터를 등장시켜 아이들에게 친구의 고통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은 자신이 한 행동은 그저 장난이었을 뿐이라고 하면서 그것을 당하는 친구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는다. 태호가 지속적으로 우진에게 했던 장난 때문에 우진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전혀 몰랐다. 무지 막지 덕분에 세 친구는 친해지게 된다.
현실에 이런 도깨비는 없다. 그러나 아이들이 이런 책을 읽으면서 무심코 했던 자신의 행동이 친구에게 얼마나 상처를 줬을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귀엽고 엉뚱한 무지, 막지의 그림과 함께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 동화는 아이들에게 학폭 예방약이 될 것이다. 마지막에 무지와 막지가 무서운 도깨비가 아니라 무서움으로부터 아이들을 지켜주는 ‘수호 도깨비’가 되기로 한다.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보고 모른 척한 아이들이라면 이 장면을 보고 ‘나도 친구를 지켜줄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게 되면 좋겠다.
👉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