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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ㅣ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평점 :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소설이다.
한 번 잡으면 손을 놓을 수 없다.
괴물과 직면하는 아이, 신이서!
엄마의 죽음을 옆에서 지켜봤다.
엄마의 행복과 생을 자신이 앗아버렸다고 생각하는 아이.
그 죄책감에 갇혀 사는 이서는 동생 이지에게서 아빠마저 뺏을 순 없다고 생각했다.
괴물을 물리치고 아빠를 구해야만 한다.
자신이 제물이 되어서라도!
괴물처럼 변해버릴 것 같아서 축구를 접은 아이, 남수하!
엄마를 지키고 싶다.
모든 게 심드렁했던 수하 앞에 나타난 달리는 아이, 이서.
아빠를 구하려는 건지, 자신의 목숨을 버리려는 건지 알 수 없는 그 아이 곁에 있고 싶다!
열일곱 이서와 수하가 외딴 펜션에서 정체모를 괴물(늑대와 곰을 교배한 것 같은 대형 포식종)을 물리치는 이 소설은 제 3회 창비x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소설상 수상작이다. 출간전에 소설Y클럽 자격으로 미리 받아 읽었다.
소설 속의 괴물은 죽을 죄를 지은 사람, 벌 받아야 되는데 안 받고 있는 사람을 찾아 잡아먹는다는 설정이다. 이서는 평생 엄마하고 행복하게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엄마가 재혼을 하고 동생 이지가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은 가족이 아닌 것 같았다. 저만 없으면 세 명은 행복한 가족이 될 것 같았다. 엄마에게 독설을 퍼붓던 순간 교통사고가 일어났고 엄마는 죽고 이서는 살았다. 행복한 가족을 파괴해버렸다는 죄책감이 몸서리쳐 올 때 이서는 달렸다.
학대 당하며 자랐던 수하는 엄마와 열 살 때 그 남자에게서 벗어났다. 시력저하가 원인이기도 했으나 자신에게 내재된 분노가 끓어 넘치면 제어할 수 없게 될까봐 두려워 축구를 그만뒀다. 달리는 수하를 처음 봤을 때부터 끌렸다. 이서가 동생을 수련회 아이들이 돌아가는 차에 태워보내고 박사장과 남았을 때 수하 역시 그곳을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 셋은 괴물과 대치하게 된다. 죽음조차 별 거 아니라는 듯 나서는 이서, 마취총을 든 어른이라는 것 외엔 그리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아 보이는 박사장과 함께 수하는 괴물을 물리칠 수 있을까. 그런데 괴물보다 먼저 수하 안의 괴물을 이서가 잡았다.
이서의 “남수하, 진정해.”라는 한 마디와 차가운 손길이 불같이 끓어오르던 수하의 분노를 가라앉힌 것이다. 마법처럼!
열일곱이라는 나이는 애매하다. 어린양을 부리기에도, 운명에 맞서기에도.
이서는 괴물의 눈동자에 서린 악의가 제 것과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것 앞으로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섰다. 그것이야말로 운명에 당당하게 맞서는 행위였다. 괴물이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 칠 때 이서의 악몽도 사라져갔다.
우리 사회는 열일곱 살에게 말한다.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그들이 운명과 맞설 기회는 없다. 그들 앞에 닥칠 사소한 어려움조차 미리 소거해두었기 때문이다. 쫓아오는 폭풍에 맞설 기회를 빼앗지 말아야 한다. 자신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도록. 이서와 수하가 괴물에 맞서 제 안의 죄책감과 분노를 떨쳐버린 것처럼!
창비에서는 그동안 '영어덜트 소설'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읽어야 할 소설로 홍보해왔다. 이번만큼은 인정이다. 누구나 읽어도 순식간에 빨려들게 만든다. 청소년들은 이 소설을 읽으며 자신안에 물리쳐야 할 악의나 죄책감이 있는지 들여다보게 될 것이고, 어른들은 아이들이 말하지 못한 채 끙끙거리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살펴보게 될 것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