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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다의 목격 ㅣ 사계절 1318 문고 131
최상희 지음 / 사계절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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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희 작가의 신작 <닷다의 목격>은 단편소설집이다. 표제작 닷다의 목격을 포함해 일곱 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사계절 1318문고 시리즈로 출간되었기 때문에 청소년이 주로 읽겠지만 어른이 읽어도 무방하다.
일곱 편이 각기 다른 다양한 소재이며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소설, 환타지 소설들이다. 요즘 이런 SF적 요소가 가미된 소설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과학적 전문지식을 많이 넣지 않아도 미래사회를 상상하는 재미를 느낄만한 내용들이 많다. 대부분 지금의 사회적 문제가 심화된 상황(예컨대 계급이 공고화되거나 인간이 AI에 지배당하는)을 그리거나 회의적인 결말을 맺는다.
각각의 줄거리를 간단 요약한다.
<닷다의 목격>
고등학생인 주인공 닷다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아무 데서나 나타나는 건 주로 동물들인데 어느날 교실에 너구리가 등장한다. 급식만 먹고 사라지는 녀석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고 친구 비슷한 관계가 된다. 닷다는 너구리에게 바닐라빈이라는 이름을 지어 준다. 바닐라빈은 학교에서 발생한 몰카 사건을 해결할 증거품인 휴대폰을 닷다에게 주고 떠난다. 닷다는 휴대폰을 어떻게 할까?
<제물>
어린 여자아이들을 제비뽑기로 뽑아 괴물에게 제물로 바치는 이상한 나라의 괴상한 제도. 그러나 괴물은 없었고, 아무도 괴물이란 건 없다고 말하지 않았고 제비뽑기 의식은 매년 계속 되었다. 그럼 그 소녀들은 어떻게 됐을까?
<사과의 반쪽>
한 몸에 양성을 갖고 태어나는 게 ‘정상’인 사회에서 여성성만 가진 채 살아가는 이안과 그런 그녀를 세상의 차별과 혐오로부터 지키고 싶은 엄마(혹은 아빠) 조의 이야기.
<그래도 될까>
우주네 반 아이들이 장기 결석을 하게 되는데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절친 송이가 계속 결석을 하자 우주는 송이네 집에 찾아가지만 송이 엄마가 만나지 못하게 한다. 알고 보니 결석을 한 친구들은 식물로 변했던 것이고, 우주도 명치께가 따끔따끔해지더니 통증이 격렬해진다. 우주가 되고 싶은 식물은 무엇일까?
<국경의 시장>
국경에서 열린다는 시장에 대해 주인공 나는 무나에게서 들어 알고 있다. 무나와 같이 국경으로 걸어갔는데, 시장에 당도한 것인지 아닌지, 무나는 혼자 떠나버린 걸까? 나는 무나네 집에 들어가 바싹 마른 나뭇가지 같은 할머니의 손을 잡았고 돌아오지 않을 무나를 기다린다...
<화성의 플레이볼>
어느 미래, 성공적인 화성 이주 후 화성 시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화성 야구’가 시작된다. 지구와 화성 간 친선경기를 해온 지 10여 년이 흐르고, 처음으로 여성 야구단이 친선팀으로 선발되어 화성에 방문한다. 하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지구 친선팀은 다시는 지구로 돌아오지 못하고, 생사마저 불분명해지게 되는데...
<튤리파의 도서관>
우주선이 주유를 위해 잠시 머무는 행성 T9에서 고양이 로라와 살고 있는 주인공. 어느날 우주선 한 대가 오작동으로 T9에 이틀 간 머물게 되고, 그 우주선에서 내린 지우라는 여자아이와 남동생(그 아이들은 사고로 냉동캡슐에서 깨어난 상태)이 주인공이 근무하는 도서관 정확하게 말하면 T9주유소에 와서 점심을 먹고 놀다간다. 그런데 그 우주선이 떠난 뒤 주인공의 유일한 가족 고양이 로라도 사라졌다. 로라 없이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나?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지만, 튤리파의 도서관 외에 다른 소설들은 열린 결말이거나 비관적인 결말이다. 그래서 튤리파의 도서관이 가장 좋았다. 고양이가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로라와 재회를 해서 얼마나 다행이던지 내 가슴이 다 벅차올랐다. 미래엔 가족이 없어도, 애인이 없어도, 고양이는 필요한 존재일 것이다. 앗, 지금도 이미 그런가??ㅎㅎ
청소년들이 이 소설을 읽고 자신이 상상하는 미래 사회에 대해 이야기 해 보면 좋겠다. 또 소설에서 은유하는 현재의 사회문제에 대해 비판해 볼 수도 있겠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