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365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365일>은 답사용 다이어리다. 그간 유홍준 교수가 출간했던 국내 답사기에서 24곳을 뽑아 두 곳씩 묶어 12개 꼭지로 만들었다. 1년이 12달이므로 매달 두 곳씩 답사하도록 묶은 것이다. 다니기 편하게 비슷한 지역으로 묶기도 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위 목차를 보면 1장은 서울 무계원과 종묘라서 하루 만에 가능할 수도 있고, 3장은 전남이라서 12일 코스로 잡는다면 무위사와 선암사를 같이 돌아볼 수 있다. 제주와 지리산처럼 거리가 먼 곳을 한 장에 짝지어 놓은 것도 있다. 한 장에 소개된 두 곳을 한 번에 가야한다는 규칙은 없으므로 이 책에 소개된 24곳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다니면 될 일이다.


유홍준 선생은 머리말에서 일상과 여행이 하루 빨리 회복되어 답사의 행복을 다 함께 누리기를 바라는 마음 이라고 했다. 서평단 자격으로 이 책을 받고 저 내용을 읽을 때만 해도 살짝 흥분되었다. 이 책을 들고 제주도나 강원도 양양까지는 못가더라도 고창 선운사나 안동 봉정사는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무렴 경주는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러나 친정엄마의 병수발로 정신이 없었고, 오미클론 변이가 등장했고, 확진자 숫자는 매일 늘어만 갔다. 결국 내 사는 곳을 벗어나지 못한 채 체험 리뷰 마감일이 되었다.


이 책은 다이어리기 때문에 메모할 수 있는 면지가 많다추천 여행지로 소개한 곳의 설명은 서너 페이지 정도이고 더 자세한 내용은 답사기 몇 권에 해두었다고 안내가 되어있다. 그 곳에 있는 문화유산의 이름과 함께 가면 좋은 여행지, 참고할 누리집 정보까지 나와 있다.




고향이 안동이지만 떠나온 지 너무 오래 되었고 연고가 없다보니 거의 가지 못한 곳이다. 그래도 이런 책을 보면 꼭 안동에 눈길이 간다. 저자는 만추에 갔던 안동과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을 품은 봉정사를 소개하면서 봉정사 답사를 가면 요사체 뒤쪽 산자락에 자리 잡은 영산암까지 다녀와야 제 맛을 안다고 했다.


영산암은 안에 들어가지 않고 낮은 돌담 너머로 안마당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뜻깊은 답사가 될 수 있다. 이 마당은 굴곡과 표정이 많아서 대웅전이나 극락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된다. 일부러 가산을 만들고 거기에 괴석과 굽은 소나무를 심고 여름꽃도 갖가지, 관상수도 갖가지다. 툇마루도 있고 누마루도 있고 넓은 정자마루도 있으며 뒤뜰로 이어지는 숨은 공간도 많다. 뭔가 부산스럽고 분주하면서 그런 가운데 질서와 묘미를 찾으려고 한 흔적이 역연하다. 마당을 눈여겨볼 줄 알 때 비로소 한옥을 제대로 보았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 건축의 정수는 마당에 있다.


이 책은 유홍준 선생의 새로운 답사지 소개 책으로 오해할 수 있다. 모두에 언급한대로 기존에 출간된 답사기에서 고른 24곳을 다이어리와 접목한 형태이다. 간단하게 소개된 곳을 갈 때 메모할 용도로 사용하면 좋겠다. 아니면 여행지가 소개된 만년 다이어리라고 생각하고 써도 될 것 같다

나는 언제쯤 이 책을 들고 안동을 갈 수 있으려나...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