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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모르는 어깨수술의 비밀 - 어깨통증과 치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다
이동규 지음 / 유어마인드 / 2021년 6월
평점 :
우리나라 의료과잉 중에서 과도한 수술은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갑상선 수술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한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백내장 수술의 숫자가 급격하게 많아졌다는 기사를 읽었는데 40~50대가
너무 많이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또 하나, 어깨수술도 많이 한다는 사실! 최근에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은 책, <환자는 모르는 어깨 수술의
비밀>을 읽고 알게 되었다. 남편은 작년에 오십견으로 어깨에 주사를 맞았고, 친정엄마는 어깨 인대 파열로 수술을 할 예정이라서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저자 이동규 원장은 스포츠의학분과와 정형외과의 전문의로 현재
프로야구팀과 연세대 스포츠 팀의 팀 닥터도 맡고 있다. 머리말을 읽어보니 저자의 방향성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과대광고와 과잉처방이
난무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어깨 통증의 자가진단부터 원인과 치료법을 소개하겠다고 했다.
그럼 목차를 살펴보자.
1장
어깨통증에 대한 잘못된 진실
2장
어깨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흔한 어깨질환(증상/진단/비수술치료법)
3장
좋지 않은 자세와 습관으로 인한 어깨통증
4장
어깨수술이 필요하다면 제대로 하자(수술법/입원기간/비용/보조기착용기간/재활기간)
5장
어깨통증 재활운동으로 완치하자
6장
어깨 질환 영양제로 예방관리하자
어깨통증에 대해 우리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을 1장에서 정리해주는데
본인이나 가족이 어깨통증이 있거나 수술을 고려중이라면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이다.
일단 사례 하나!
어깨통증으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별 이상이 없다며,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MRI를 찍자고 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찍을 것이다. MRI로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저자 이동규 원장은 MRI는 찍기만 하면 문제를 발견해 낼 여지가
크다고 말한다. 어깨통증이 없는 정상인도 MRI를 찍으면 어깨회전근개의 부분파열 가능성이 최소 20%이상이고, 스포츠매니야의 경우는 최대
90%로 나온다. 그러니 어깨통증이 있다면 분명 파열이 있는 것으로 나올 것이며 수술을 권유받게 된다. 저자는 MRI로 확인된 어깨병변이 지금
환자가 고통받고 있는 어깨통증의 ‘근본적인 원인’인지, 그 원인을 ‘반드시 수술적인 치료’를 통해 치료해야 해결가능한지를 확인해보자고 했다.
초기에 발견된 원인은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함에도 수술로 치료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완전파열된 회전근개의 경우는 봉합수술로 재건을
해야겠지만 부분 파열일 경우 보존적 치료와 재활 운동만으로도 충분히 통증완화와 기능회복이 가능하다.
사례 둘!
어깨 주사를 처음 맞았을 때는 6개월 정도 괜찮더니 갈수록
효과가 짧아져서 한 달에 한 번씩 맞게 되었다. 그리고 1년 후 MRI를 찍었더니 극상근 부분파열은 완전 파열이 되었고 견쇄 관절 연골까지
녹아버렸다.
이 사례에서 맞았다는 주사란? 그렇다. 스테로이드 주사이다. 이것은
치료제가 아니라 부작용 많은 진통제임에도 너무 자주 맞는 환자들이 많고 잘못 주사하는 의사들도 있다는 것이다.
친정엄마도 스테로이드 중독으로 쿠싱증후군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50대
때부터 관절을 많이 쓰는 노동을 했고 통증을 치료하거나 운동을 하기보다는 스테로이드 주사와 진통제를 복용하며 견뎌왔다. 누적된 스테로이드 중독의
부작용이 올해 초 쿠싱증후군으로 나타난 것이다. 의사는 앞으로 스테로이드 주사는 절대 맞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특별한 치료가 없으니
식이요법에 신경 쓰고 근력 운동을 하라고 했다. 엄마는 몹시 답답해했다. 환자 몸이 이상한데 왜 치료약이 없다고 하냐며... 약물을 당신 몸에
너무 많이 투여해서 생긴 병인데 또 약을 달라고 하니! 내가 더 답답했다.
앗, 딴 길로 샜다.
1장에서는 위 두 사례 외에도 오십견과 일자목의 경우, 정확한 원인
진단보다 불필요한 주사와 소염진통제를 남발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일자목이나 거북목 때문에 생긴 어깨통증은 바른 자세와 목의 올바른 정렬을
회복시켜주기 전까지 어떤 주사와 물리치료로도 완치할 수 없다.
2장은 가장 흔한 어깨질환 다섯 가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 책을 집어든
독자 중에 하나는 해당될 것이다. 이 리뷰에서 2장은 전체를 소개하려고 한다.
1.
석회성건염
위 증상에서 3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석회성건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출산의 고통을 6~7로 본다면 석회성건염 통증은 8~9라고 하니 얼마나 심한 통증이겠나. 다행인 점은 이 질환은 다른 어깨 질환에 비해 그
원인이 매우 뚜렷해서 치료가 상대적으로 쉽다. 이물질인 석회를 없애거나 사이즈를 줄이거나 빨리 흡수시키면 통증이 완화된다.
2.
회전근개파열
위 증상에서 5가지 이상 해당되면 회전근개 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단순히 MRI나 초음파 소견만 근거하지 않고, 충분한 이학적 검사화 환자의 증상, 나이, 직업, 환경등을 모두 통합적으로 고려한 후 진단을
내려야 한다. 어깨 회전근개는 1개의 두꺼운 고무줄이라기보다는 여러 개의 고무줄이 한데 뭉쳐진 고무줄 다발이라고 생각하면 좋다.
조금 전문적인 내용이긴 한데 위 그림처럼 파열의 양상이 다르다면 수술과
치료방식도 차이가 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관절면측 회전근개파열은 수술보다 주사나 충격파치료, 재활운동같은 보전적 치료로 효과를 볼 수 있고,
점액낭측 회전근개파열은 수술치료를 적극적으로 권유한다.
3. 슬랩과
이두장건염
위 증상에서 5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슬랩 병변(상부 관절와순 병변)이나
이두장건염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슬랩은 야구, 배드민턴, 테니스와 같은 오버헤드 동작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 많이 나타난다. 관절와순병변은
비수술적 치료로도 효과가 높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경우 수술을 하기도 한다.
4.
반카르트
팔 뼈가 빠지지 않게 안정성을 제공하고 가드 역할을 해주는
관절와순이라는 백색연골조직의 앞쪽이 파열되거나 손상되는 동반되는 질환이다. 재활운동치료로 나을 수 있을 정도라면 굳이 프롤로 주사나
인대강화주사, 또는 재생주사등을 맞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수술을 통해 봉합을 해야할 정도의 관절와순 파열이 있다면 봉합이 아닌 프롤로 주사는
효과가 거의 없다.
5.
오십견
오십견의 정확한 진단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으로 관절낭이 유착되어
굳어져서 얼어버린 듯 움직이기 힘들다. 굳어진 어깨관절낭을 원래대로 유연하게 만드는 1차적 치료법은 운동과 스트레칭이다. 이미 관절 강직이
심하게 진행되거나 통증이 너무 심해 운동도수 치료가 불가능하다면 관절수액팽창술을 통해 유착된 관절낭을 주사로 부드럽게 풀어주고 운동치료를
병행하면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3장은 우리의 좋지 않은 자세와 습관이 어깨통증을 유발한다는 내용이다.
근막통증증후군
근막은 서로 강하게 결합되고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한쪽 근막이
단축되거나 과하게 사용되면 그 주변의 근막 역시 영향을 받고 엉뚱하게 반대편의 가장 약한 결합을 가진 근막에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렇게
틀어진 근막은 통증의 원인이 아님에도 근막에 포커스를 맞춘 도수치료나 TPI 주사 또는 트리거포인트를 풀어주는 치료들은 일시적으로 효과가 있을
뿐 시간이 지나면 통증은 재발된다.
모든 어개통증의 완치를 위해 반드시 통증을 일으키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줘야 한다. 오십견은 그 원인인 유착성 관절낭염을 해결해줘야 하고, 근막통증증후군 역시 원인을 해결해줘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습관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쪽으로만 누워서 잔다든지, 다리를 한쪽으로 꼬는 것, 한쪽 어깨나
팔로만 특정 동작을 하는 것 등이 근막과 연부조직을 틀어지게 만든다. 마트 캐셔처럼 한 손으로만 작업을 하는 경우, 톨게이트 근무자처럼 한
방향으로만 반복적으로 사람을 대하고 팔을 뻗는 동작을 반복하는 경우, 해당방향으로는 근막이 과사용되고 반대쪽 근막이나 연부조직은 덜 사용된다.
틀어진 근막을 바로잡는 도수치료나 근막이완술과 함께 꾸준한 스트레칭과 운동을 해야 한다.
4장에서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하는 어깨수술 방법 설명이다. 사실
자세한 수술방법에 대한 내용은 전문적인 내용이라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웠다. 독자가 자신이나 가족에게 해당하는 수술에 대한 내용을 한 번 읽어보고
수술 후 주의사항을 숙지하면 될 것 같다.
나 같은 경우는 친정 부모님 두 분 모두 어깨인대파열이라서 네 번째
내용을 자세히 읽어봤다. 엄마는 지난 달 무릎 인공관절 수술로 입원했을 때 어깨 검사를 해보니 인대파열이라며 봉합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런데 책을 읽고 보니 부분 파열인지 아닌지와 수술외에 치료법은 없는지 물어봐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는 더 심각하다. 거의 20여년 전 오토바이 타고 가다 넘어져서
어깨 인대가 파열된 것을 여태껏 그냥 참고 사셨다. 나도 이 사실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 어떻게 그 긴 시간을 참고 사셨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인대파열 후 시간이 오래 지난 경우 인대가 근육 쪽으로 딸려 들어가 뼈에 봉합하려 아무리 당겨도 잡아당겨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경우 어깨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하며 수술 후에도 철저한 재활운동 치료와 어깨운동을 병행해아 한다.
당장 8월에는 다른 수술이 잡혀있다. 그 수술이 잘 되면 어깨도 다시
검사해보고 현재 어떤 상태인지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확인해야겠다.
5장은 어깨 건강을 위한 예방운동, 통증을 위한 운동, 재활운동을
소개하고 있다. 실제 운동하는 모습의 사진과 설명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운동을 보고 그대로 따라해 보면 된다. 아다시피
운동은 꾸준히 해야한다. 하루 이틀 한다고 해서 효과를 얻을 리 만무하다.
☞ 기기를 이용하는
운동도 있는데 몸으로 하는 운동만
발췌했다.
마지막 6장에서는 어깨질환과 관절에 좋은 영양제를 소개하고 있다.
염증성 어깨질환에는 식이유황(MSM), 비타민B12, 오메가3가 좋고, 만성어깨통증이나 예방에 좋은 영양제로는 커큐민, 마그네슘, 폴리페놀,
브로멜라민이 좋다고 한다.
맺음말에서 저자는 어깨통증은 만성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단시간에
고쳐질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고 한다. 재활운동치료를
통해 올바른 습관을 배우고 기억하고
실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한 방에 끝내고 싶어 하는 환자들에게 운동치료를 추천하고 온전히 끌고 나가는 것도 의사입장에서는 어렵다고
말한다. 만약 치료 경과가 좋지 않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쓸데없이 운동치료를 해서 시간과 돈을 허비했다고 항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동규
원장은 환자와 의료진간에 신뢰를 쌓고 원활한 의사소통을 이루어 재활운동치료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당연하게 하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