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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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는 제목부터 관심을 끌었지만, “결혼식 당일 사라진 신부, 30년 만에 밝혀진 충격적 진실!”라는 다산북스 서평단 모집 소개글이 너무나 궁금증을 유발해서 신청하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은 남자가 여자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로 장문의 편지를 보내는 것으로 시작한다. 남자는 세 번째만에 답장을 받게 되는데 둘의 관계는 소개대로 30년 전에 결혼하려고 했던 사이였다. 남자 ‘미즈타니 가즈마’가 신부가 될 뻔했던 미호코에게 옛 정서를 담은 편지를 보낸 것이었다. 페북 메시지로 이렇게 긴 편지를 주고 받는다고? 말투도 좀 올드한데? 남자 주인공을 53세로 설정해서 그렇겠거니 생각했다. 그리고 예전에 사라진 신부를 평생 못잊고 지내온 남자의 순정도 느껴졌기 때문에 감안하고 읽어나갔다.

미호코가 답장을 보내오면서 둘의 편지를 통해 옛 사연이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미호코는 대학교 연극반 신입생, 미즈타니는 연극반을 이끄는 부장이었으며 희곡을 썼다. 그렇다. 둘은 연극반에서 선후배로 만났고 서로에게 호감을 가졌으며 결혼하기에 이른다. 그 사이에 연극반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나누고 서로의 기억을 퍼즐로 맞춰나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미호코가 왜 결혼식 전날 사라졌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화두로 올리지 않았다. 미즈타니가 다그쳐 묻지 않는 이유는 어렵사리 연결되었는데 그녀가 연락을 두절할까봐 두려워서 그럴 거라고 예상했다. 미호코가 떠난 이유를 밝히지 않는 것은 좀 이상하면서도 작가가 너무 질질 끄는 게 아닌가 싶었다.

소설이 거의 끝나가는데도 미호코가 사라진 이유가 나오지 않기에 이건 뭐지? 했더니! 어우, 깜짝 놀랐다! 사실 그 이유가 나오기 전부터 둘의 대화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역시 일본스럽게도 희한한 사연들이 하나 둘 드러나는데 서로 토스하듯 까발리기 시작했다. 아슬아슬하게 옷을 벗겨나가다가 막상 드러나면 눈을 감고 싶은 심정이 된달까...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점점 빨라졌고 대체 그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냐고오~~~~ 하다가 뒷통수 철퍼덕 맞았다.

오랜만에 반전의 쾌감을 느끼게 해준 소설을 읽었다. 220여 쪽의 두껍지 않은 분량에 편지를 주고 받으니 대화체라서 쉽게 읽혔다. 그래서 왜 떠난건데?? 그 답을 빨리 듣고 싶기 때문에 중반을 넘어가면 읽는 속도는 점차 빨라졌다. 30년 전에 사라진 신부를 평생 못잊는 남자의 순애보에 마음이 끌리기도 했다. 내가 이렇게 단순하다. 작가에게 훌러덩 속아넘어갔으니까!

반전 있는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이 리뷰를 먼저 읽고 책을 읽을 사람이나 추리력 좋은 사람이라면 그 비밀을 예측하면서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자신의 예상과 작가의 상상력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힌트는 이 리뷰속에 살짝 흘렸고, 이 소설의 모티브는 실화라는 것이다.

 

 

**위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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