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고전 읽기 - 신화부터 고대까지 동서양 역사를 꿰는 대표 고전 13
최봉수 지음 / 가디언 / 202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맘대로 고전 읽기>는 유수의 출판사 편집장과 대표를 엮임한 최봉수씨의 책이다. 그는 고전에서 사람과 인간관계와 역사를 읽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 사람 내면의 목소리를 상상해 보고, 그 상황에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마음대로 해석해 본다. 그는 마음대로 고전을 읽은 것을 이 책으로 썼고,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이 책으로 입문하는 독자가 있다면 감사하다고 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읽은 고전은 대부분 역사서이다. 1부 서양 고전에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그리스 비극> <역사> <변신 이야기>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2부 동양 고전은 <사기> <열국지> <초한지> <삼국지> <삼국사기> <일본서기>를 소개한다. 제목을 보면 알겠지만 전쟁사를 포함한 역사이다. 목차를 본 순간 뭔가 뜨끔한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읽다가, 앞부분만 읽다가 포기한 책의 제목 때문일 것이다. 그 외에도 감히 엄두가 나지 않아서 시도조차 하지 못한 책, 제목은 알고 내용도 대충 알지만 사실 잘 모르는 책등이 대부분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뜨끔했다고 읽어 본 책이 한 권도 없다 하더라도 너무 죄책감 가지진 말길! 우스갯 소리로 누구나 아는 제목이지만 아무도 읽지 않은 책이 고전이라고 하지 않나.

 

저자가 먼저 읽고 요약해 준 것을 고맙게 받아 읽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진짜 고마운 일이다. 표지의 부제에도 쓰여있다시피 “16만 쪽에 달하는 동서양 고전을 한 권으로 읽을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내용 중간중간에 요약 내용을 초록색 박스안에 넣어두었다. 아주 컴팩트한 요약되겠다.

역사책 읽기를 좋아하거나 영웅, 전쟁에 관심 많지만 읽지 못한 독자라면 워밍업 하듯이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을 다 읽은 후 소개된 13권의 책 중에서 더 자세히, 직접 읽어보고 싶은 책이 생긴다면 저자가 진짜 감사해할 것 같다.

 

고백하자면 13권 중에 내가 완독한 책은 한 권도 없다. 하지만 그리스 로마 신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단편적으로 읽었던 기억이 있어 이 책을 읽으며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영웅 이야기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나 삼국지, 열국지는 그렇게 재미있지 않았다. <그리스 비극>이나 <변신 이야기> <사기>처럼 등장인물들의 기구한 서사가 펼쳐지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2부에서 <삼국사기><일본서기> 설명은 흥미로웠다. 김부식의 <삼국사기>는 저자가 꽂힌 부분을 자세히 기술했다. 김부식을 사대주의자로 평가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는데, 특히 어떤 시인의 역사 지식 부재로 인해 김부식을 잘못 평가했다는 내용이다. 어떤 시인이 쓴 시집은 <만인보>라고 굳이 제목을 밝혔다. <만인보>면 고은 시인이 아닌가. 이름을 직접 쓰지 않았지만 직접 비판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저자의 말에서 밝힌 것처럼 저자는 김부식을 이해하기 위해 하나하나 사례를 들어 보인다. <삼국사기>편 마지막에는 이렇게 쓴 것으로 보아 김부식이라는 인물에 대한 잘못된 평가를 바로잡고 싶은 것 같았다.

 

김부식을 유교적이니 사대적이라는 이념적 잣대로 재단하기에는 너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김부식이 유교적, 사대적이라 <삼국사기>사대주의적 역사서라는 비판은 서투르다. 더욱이 대표 편찬자에 의해 <삼국사기>가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까지 폄훼하는 것은 편협한 접근이다

 

<일본서기>는 일본에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정사라고 한다. 역사시간에 제목만 들어봤지 내용은 전혀 몰랐는데 이 책 덕분에 수박 겉핥기식으로나마 알게 되었다.

 

 

 

그런데 굳이 <일본서기> 원저를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 책의 내용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며 그래도 될 만큼 요약이 잘 되어 있는 게 이 책의 장점이다.

 

출간되어 있는 고전 읽기 책에서 소개하는 책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다. 이 책은 주로 역사 책을 소개하고 있으니 소설보다 역사서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역사적 흐름을 먼저 정리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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