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독서의 힘 - 토론을 위한 논제 만들기
김민영 외 지음 / 북바이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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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독서의 힘> 제목이 왠지 어렵게 느껴지는가?

“토론을 위한 논제 만들기” 부제를 보니 머리가 아픈가?

별로 읽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아, 딱 내가 찾던 내용이다!’라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너무나 반가운 책일 것이다.

우리 사회 양극화가 심하지만 독서도 양극화가 극심한 분야이다. 1년에 책 한 권도 안 읽는 사람이 50퍼센트에 육박한다.(2019년 국민독서실태조사) 내 주위만 봐도 그렇다. 1년에 한 권도 안 읽는 사람이 있는 반면, 한 달에 1~2권 정도는 읽는 사람이 있고, 거의 매일 한 권씩 읽는 사람도 있다. 책을 아예 읽지 않는 사람은 이 책 <질문하는 독서의 힘>을 읽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이 책은 표지에 토론이니 논제니 하는 어려운 말(저 단어 발화는 한국인이라면 다 하지만 실제 행동하기는 어려운 말)이 들어가는데 어떤 사람들이 손에 잡을까?

책 읽기를 좋아하지만 그저 읽기만 하고 독후활동, 즉 토론하거나 쓰기는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분명 읽기만으로 부족함을 느껴서 다른 활동을 하거나 독서모임 같은 데 참여하고도 싶지만 두려움이 있는 이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이 책을 읽고 그동안 자신이 해오던 읽기 방법에 전환점이 생길 것이고 토론이란 말에 두려움도 줄 것이다. 소심해서 독서모임에는 나가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혼자서 질문하고 토론하는 경험도 가져볼 수 있다.

이 책은 김민영, 권선영, 윤석윤, 장정윤 4명의 공저자가 썼다. 2014년에 나온 책 <이젠, 함께 읽기다>의 후속편 격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먼저 읽어보는 것도 추천한다.

머리말을 쓴 김민영 저자의 가이드를 그대로 옮긴다.

p.7

이 책에는 질문하는 힘이 부족한 사람을 위한 단계별 상황별 지도법이 담겨 있다. 독서모임을 잘 하고 싶다면, 독서모임을 하지는 않지만 책을 읽고 그럴듯한 질문을 하고 싶다면, 질문하는 독서 지도법에 관심이 많다면 맞춤형으로 읽을 수 있다. (……) 질문하는 독서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1인 독자, 독서모임 독자, 독서 지도를 해야 하는 독자로 각 장을 구분해서 구체적인 방법론과 예시를 담았다. 1장에서는 질문하는 독서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다양한 사례를 들어 이야기했다. 질문이나 논제 만들기를 어려워했던 독자라면 스스로를 이해하는 계기로 삼고 읽으면 좋겠다. 2장에는 홀로 책 읽는 이를 위한 질문 독서법을 실었다. 혼자서도 책을 능동적으로 읽고 싶다면 유익하게 다가올 것이다. 3장은 독서 모임을 하고 있는 독자가 반길 만한 부분인데, 논제 만드는 법과 논제 토론 진행 노하우를 담았다.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4장에서는 독서 교육에 관심 있는 이를 위해 질문이 살아 잇는 독서 토론 수업법을 하나하나 짚었다. 논제 예시는 한 눈에 보여주기 위해 부록으로 실었다.

어떤가? 당장 그 자세한 내용을 읽어보고 싶지 않은가? 그대로 옮긴 이유는 저자가 각 장에 대한 소개를 아주 간단 명료하게 해주었기에 더 이상 넣고 뺄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위 소개만 읽어도 이 책이 필요한 사람들은 이미 장바구니에 담고 있을테니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얼마나 잘못했는지를 리뷰로 써야겠다.

<이젠, 함께 읽기다>를 읽었을 때 나는 습관처럼 부러워했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숭례문학당으로 뛰어가 독서모임에 참여해서 책에서처럼 독서토론을 감격적으로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책을 읽은 지 5년이 지나도록 내가 한 것이라고는 계속 부러워한 것뿐이다. 구구절절한 변명을 하자면, 서울과 부산은 너무나 멀었고, 가까운 곳에서 진행되는 독서모임에 가봤으나 성에 차질 않았고, 직접 꾸려본 독서모임은 더더욱 실망스러웠다. 책과 관련해서 나를 돌아보면 늘 조울증 환자같았다. 독서모임 책들은 내 독서생활에 변화발전이 없었다는 자책만 하게 했다. 한편 그래도 다독은 했지 않냐며 자위하다가, 주위에 어쩜 맘 맞는 독서인이 한 명도 없다며 남 탓을 해댔다. 계속 읽기만 했는데 쓰기를 시작한 게 어디냐며 스스로 궁디팡팡 하기도 했다.

그동안 책 리뷰를 쓰면서 책에 대한 감탄뿐아니라 비판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출판사에서 무료로 받은 책이 많다보니 단점보다 장점 위주로 썼다. 이 책의 1,2장을 읽으며 그동안 나의 책 읽기를 돌아보니 다독은 했다. 그러나 리뷰 쓰기에 급급하느라 질문하기는 소홀했다. 현재 독서모임을 하고 있지만 혼자 읽고 리뷰 쓰는 책이 많으니 스스로 질문하기를 더 신경써야겠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을 읽고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써보고 행동으로 옮겼다는 어떤 이의 사례(무분별한 육식 자제, 한 달에 2만원씩 기부하려면 커피 몇 잔 덜 마시기 등등)는 책이 주는 자극을 몸으로 느끼고 자신의 삶의 변화가 책 속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나도 동물단체 기부를 시작했다.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에서 뽑은 키워드 ‘자립’으로 한 질문은 이런 것이다.

‘나는 부모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운가?’

‘정신적‧경제적‧정치적으로 자립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이따금 찾아오는 무력감의 원인은 무엇인가?’ ‘회사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가?’ 이처럼 여러 가지 질문 중 자신의 현 상황에 맞는 질문 하나로 생각을 넓혀나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얼마전 지인에게 말했던 청년에게 이 책이 필요할 것 같다. 서른이 되도록 엄마가 모든 걸 다해준다고 하니 말이다.

3장 독서모임을 위한 논제 독서를 읽으면서 반성했다. 내가 주도한 독서모임의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논제 찾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 내 실력이 허접해서였던 거다. 논제 발제에 도움이 되는 도서 리스트를 보면서는 머리를 쥐어박았다. 소개된 책 중에 읽은 책도 꽤 되는데 논제 발제에 활용하지는 못했던 것이다. 읽었던 책을 다시 펴 논제 만들기 연습을 더 해야겠다. 그동안 독서모임은 간단한 질문으로 대화를 나누기만 했지 발제하여 찬반 토론으로까지 연결하지는 못했다.

3장은 나처럼 독서모임만으로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도움 받을 수 있는 내용이 많다. ‘분야별 발제 포인트’(p.123)를 참고로 ‘함께 하면 더 좋은 논제 만들기’와 ‘발췌문 인용과 논제문 쓰기’는 독서모임 구성원들이 같이 읽고 해보면 실력향상되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4장은 자녀의 독서교육 지도시 도움 받을 수 있는 내용이라 학부모, 교사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그러나 어른이라도 독서 후 질문하기를 어려워하는 독자라면 4장의 방법을 직접 해보면 기초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 장에서 사례로 든 책을 읽고 지시대로 해보다가 본인이 읽은 책으로 스스로 질문 만들기, 논제 만들기를 해보면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겠다. 부록의 논제 만들기를 하나하나 해보는 것만으로도 부쩍 자신의 실력 향상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다.

17000원짜리 책 한 권을 사는 것이 소 한 마리 들여놓는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면? 속는 셈치고 사보길 강추한다! 농경사회에서 소는 노동력 제공뿐 아니라 먹거리로서는 양질의 고기는 물론 뼈와 꼬리를 국물로까지 우려내어 몸보신을 하지 않았던가. 이 책을 구워먹고 삶아먹고 우려내어 독서생활에 보신이 되도록 속속들이 활용해 보자. 어리버리한 독서초보자에서부터 독서토론으로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들까지~ 책을 양식으로, 벗으로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소한마리 값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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