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 ㅣ 고양이 해결사 깜냥 1
홍민정 지음, 김재희 그림 / 창비 / 2020년 3월
평점 :


제 24회 창비 어린이 좋은 책 원고 공모 동화부문 대상 수상작
<고양이 해결사 깜냥> 가제본 사전서평단으로 쓴 리뷰.
<고양이 해결사 깜냥>은 1편이고 소제목은 "아파트의 평화를 지켜라"이다.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일에 주인공 깜냥이가 나서서 해결해 줄 모양이다.
목차를 보면 이야기 제목이 다섯이지만 각각이 연결된다.

깜냥이가 비를 피하려고 아파트 경비실을 찾았다가 너무나 바쁜 경비아저씨의 조수역할을 하게 된다. 단둘이 집을 지키는 형제 집에 찾아가 같이 놀아주고, 댄스동아리오디션 준비한다고 쿵쾅거리는 소녀의 집에 가서 조용히 춤추는 법을 알려주고, 택배기사를 도와주기도 한다.
그리고 어엿한 고양이 경비원이 된다.
고양이가 요물이라며 꺼리던 사고는 이제 옛말이 되었다. 요즘은 어떤 콘텐츠든 고양이가 들어가는 게 필수다. 그래야만 인기를 얻을 수 있다. 어린이 그림책이나 동화책에도 고양이가 자주 등장한다. 이 동화는 아예 고양이가 주인공이고 해결사다. 배경은 아파트이고 온갖 궃은 일을 다 하는 경비아저씨를 도와주는 역할을 깜냥이 척척 해낸다.
깜냥이 해결하는 일을 앞에서 소개했지만 우리네 삶이 아파트 생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맞벌이 가정, 층간 소음, 경비원과 택배기사의 일등등. 그들이 없다면 아마 아파트생활이 원활하게 유지되지 못할 것이다. 일본 속담에 정말 바쁠 때는 고양이 손이라도 빌려야 한다더니 그에 딱 맞게 깜냥이 나타나서 거들어준다. 시크하고 도도하고 자유로운 길냥이지만 이 아파트 경비실에 한동안 머물면서 경비원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순간 홀연히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동화에서 환타지는 여러가지 순기능을 한다.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힘들 것만 같은 일에 환타지 요소를 첨가하면 어린이 독자가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이 동화에서 고양이 깜냥은 사람처럼 군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춤을 가르쳐주는 걸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할 어린이 독자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고양이는 그 존재만으로 인간이 뭐든 다 허락할 수 있을 것같은 아량을 품게하는 생명체이니까.
그걸 증명하는 방송을 어제 'TV동물농장' 에서 봤다. 아파트 주민들의 비타민인 길냥이 단풍이가 소개되었다. 단풍이는 그 동을 지키는 경비원 같았다. 드나드는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하고 늘 아파트 입구를 지키고 있다.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단풍이를 챙기기 바쁘고 단풍이에 대해 얘기하다보니 어느새 친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 아파트 주민들은 이제 단풍이가 없으면 못살 것 같다고 했다.
애교 넘치는 삼색이 단풍이를 보며 나도 자연스레 엄마미소가 지어졌다.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계속 동네사람들의 비타민이 되어주길~~ 실재하는 단풍이가 동화속 깜냥이 그저 환타지만은 아님을 증명했다. 고양이라는 생명체가 주는 경이로움이 아닐 수 없다.
1편에서 아파트의 평화를 지켰으니 이제 2편에서는 어디에 가서 누구를 지켜줄지 깜냥이의 활약이 기대된다. 1편을 읽은 어린이들은 2편을 기다릴 것임에 틀림없다. 어른인 나도 벌써부터 기다려지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