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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수룩 고양이 - 갸르릉 친구들 ㅣ 이야기 파이 시리즈
이인호 지음, 노예지 그림 / 샘터사 / 2019년 12월
평점 :

샘터사의 어린이책 이야기 파이에서 출간된 <덥수룩 고양이> 소개 편.
일단 고양이가 주인공이라서 아이들은 무조건 좋아할 것이고, 그림책인지 만화책인지 경계가 불분명하게 내지 구성을 분할해 놓았기 때문에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라도 일단 펼쳐보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내용도 친구들사이의 우정과 협동, 타인에 대한 배려를 다루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읽기에 좋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나같은 어른도 무조건 좋아라 할 책이다.


네 마리 고양이 니니, 무니, 코니, 포니는 친한 친구사이. 모두가 털 날리는 고양이들이지만 니니는 민폐냥이다. 장모종인데 털관리를 너무 하지 않아 온 집안이 니니의 털 투성이라서 친구들의 원성이 자자한 상황.

견디다 못한 친구들은 니니에게 미장원에 다녀올 것을 권유한다. 추운날씨에 나가기 싫지만 털찐 몸을 이끌고 니니는 집을 나선다. 하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니니의 단골 미장원은 문을 닫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추위에 떨며 지나가는 힘없는 고양이를 마주친다.

집으로 오니 친구들이 직접 니니의 털을 잘라주었고, 그 풍성한 털로 무얼할까 고민을 하다가 실뭉치를 찾아내서 장갑과 목도리를 짜기로 한다. 니니의 털을 섞어서. 네 친구들은 오순도순 뜨개질을 해서 멋지게 완성한 것을 집밖에 내놓았고, 누군가가 고맙다는 쪽지를 남기고 가져간다. 고양이 친구들은 뿌듯한 마음으로 이제 조끼를 짜볼까하며 즐거운 궁리를 한다.

고양이를 키우는 집은 늘 털과의 전쟁이다. 그것을 감수할 수 있는 이유는 고양이에게서 받는 사랑이 더 크기 때문이다. 갸르릉 친구들도 니니의 털로 다른 이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하고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책은 요즘같은 계절에 알맞다. 집안에서 따뜻하게 지내는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을 한 번쯤 생각해보면 어떨까?
고양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길고양이를 위해 아이와 함께 사료 나눔을 해보면 좋겠다. 이런 계절에 먹이 구하기가 얼마나 힘이 들지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와 같이 밖에 나가보면 금방 알게 될 것이고 길에서 사는 고양이들을 위해 집에 있는 사료나눔 정도는 충분히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가 없는 가정이라면 주위에 힘든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다. 직접 방문할 수 없더라도 온라인으로 기부할 수 있는 경로는 많다. 이런 책을 읽고 작지만 나눔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실천해 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귀여운 고양이가 나오는 책을 읽고 그냥 덮어버리는 게 아니라 이렇게 행동으로 옮겨보는 것이 더욱 즐거운 독후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녀가 어리다면 이런 그림책으로는 등장인물 보고 그리기를 해보면 좋다. 그냥 그리게만 하지말고 양육자가 같이 그리면서 질문하면 좋다. 예컨대 왜 그 고양이를 그리려고 하는지,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는지 물어본다. 단순히 색깔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고 털길이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고 말이나 행동 때문이라고 답할 수도 있다. 그럴때에 확장질문을 추가로 하면 좋다. 아이의 답만 유도하기보다는 양육자의 의사도 표현해주면 타인의 생각을 들어보는 연습도 된다. 그림을 그리면서 주고받는 대화에서 말하기와 경청, 생각하기가 같이 이루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