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9.8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2019년 샘터 8월호의 표지는 키큰 소나무와 연꽃잎이 초록의 절정을 뽐내는 연못의 정자가 있는 사진이다. 표지를 들여다 보고만 있어도 짙푸른 초록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어 한여름의 무더위를 잠시 잊을듯 하다.

이번 8월호에서 소개된 두 인물이 인상깊었다.

"이 여자가 사는 법"에 통역사 안현모씨와 "이 달에 만난 사람"에 가수 김혁건씨다.

 

통역사라하면 영어를 한국어로 잘 번역하는 것만으로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안현모씨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아니었다. 인터뷰이의 말을 집중해서 듣고 내용은 물론 의도까지 파악해 제대로 전달해야하기 때문에, 며칠씩 자료조사에 매달린다는 것이다. 인터뷰이의 메시지를 왜곡없이 전달하기 위해 단어선택도 세심하게 하려고 주의를 기울인다고. 그녀의 소통을 위한 노력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고 현재진행중이다. 올바른 소통법을 공부하고자 서울대 언어학과를, 대중에게 다양한 소식을 전하고자 SBS방송기자를 거쳐 언어의 장벽을 허물고 원활한 소통을 이끌고자 선택한 통역사까지. 자신이 꿈꾸던 소통을 위해 쉬지않고 자신을 담금질하는 그녀가 아름다워 보였다.

 

 

 김혁건이라는 사람이 가수였는지는 위 기사를 읽고서야 알았다. 2001년 엠넷 뮤직페스티벌에서 락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으나 불의의 교통사고로 목뼈가 부러져 경추손상에 의한 전신마비가 오고 말았다. 그 때가 2012년. 2년이 넘는 재활과 줄기세포 치료후에도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활동지원사없이는 생활이 힘들다. 그런 그가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고, '횡경막 마비군과 비마비군을 통한 복식호흡과 발성법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노래는 서울대 로봇융합센터 방영봉교수팀의 도움으로, 논문은 부친의 도움으로 이루어 냈다.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는 삶일지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김혁건씨가 정말 대단하다. 아무리 주위의 도움이 있더라도 자신이 삶의 끈을 놓아버리면 소용없는 일이다. 포기하지 않고 버텨낸 그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번호 "마을로 가는 길"은 반갑고 놀라운 기사였다. 부산 해운대바다 옆의 청사포에 고양이 마을이 있다는 소개를 읽고 등잔밑이 어둡다는 속담을 실감했다. 고양이마을 하면, 일본의 아오시마섬과 대만의 허우퉁 마을만 알았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몰랐다. 유명한 두 곳보다는 고양이 수가 적긴 하지만 고양이 마을로 만들기 위해 동네사람들이 노력으로 이제 제법 알려지고 있다고 한다. 마을소개 기사는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공간보다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외면받고 볼품없던 공간도 사람들의 마음을 모으면 환골탈태하게되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지니 말이다. 그 마법은 결국 사람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파랑새의 희망수기"와 "행복일기"의 샘터작가상 수상작도 공통점이 있다. 경제적으로 힘든 일을 겪더라도 꿋꿋이 견뎌내는 것이다.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힘은 가족간의 사랑이었다. 역시 그것이다!! 두 사연 속 주인공이 힘든 시기 다 이겨내고 이제는 가족들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여름에 읽는 샘터 8월호에서 온기가 느껴지지만 기분좋은 따스함이라 덥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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