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시 2 : 위험한 방학 이야기 파이 시리즈
마르그리트 아부에 지음, 마티외 사팽 그림, 이희정 옮김 / 샘터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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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유명하다는 그래픽노블 <아키시>시리즈의 두 번째 책 "위험한 방학"이 샘터사에서 출간되었다. <아키시>시리즈는 유럽과 영미권에서 이미 유명해진 책이다. 2018년 스웨덴 "피터팬 상"을 비롯 프랑스 교육부 추천 도서에 선정되었고, 영국 미국에서도 그래픽노블 분야에서 인정받았다. 그래픽노블은 만화와 소설의 합성어이므로 그 둘의 중간쯤에 위치한다. 이 책은 14편의 짧은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방학을 맞아 오빠와 할머니댁에 가서 벌어지는 이야기 8편과 개학후 학교에서의 일상이 6편이다.

이 책은 코트디부아르 출신 작가 '마르그리트 아부에'의 어릴적 이야기에 만화가 '마티외 사팽'이 그림을 그렸다. 아부에는 열두살에 오빠와 파리로 가서 오랜 유학생활을 했으며 2005년 <요푸공의 아야>로 앙글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수상하며 전업작가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1971년생인 작가가 어릴적 고향에서 살았던 이야기들이라서 만화로 표현하기엔 너무 옛날 배경이 아닐까 우려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10살짜리 주인공 여자아이 아키시를 보면 그런 걱정은 넣어두어도 된다. 소재와 이야기도 재미나지만 만화로 표현된 개구쟁이 아키시가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야기에 아주 어울리는 그림이다.

 

 

 

<아키시>를 부모가 먼저 읽는다면 자신의 어릴적 추억이 떠올라 자연스럽게 입꼬리가 올라가게 될 것이다. 시골에 살았다면 더욱.

<한밤중에 화장실 가기> 편에서는 자다가 오줌이 마려운 아키시가 저지르는 일이다. 우리도 어릴때 시골 할머니댁에 가서 밤에 자다가 오줌이 마려우면 정말 큰일이었다. 일단 화장실이 멀고 더러우니까 겁부터 났다. 아키시도 무서워서 오빠에게 같이 가달라고 해보지만 자다일어나 같이 가줄리가 없다. 오빠에게 아키시는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귀찮은 존재이니까. 아마 우리나라였다면 요강에 누면 됐을텐데 아프리카엔 요강이 있을리 만무하고. 그럼 우리의 주인공 아키시는 참다못해 어떻게 해결했을까? 오빠의 이불에 오줌을 누어 오빠가 싼 것으로 덮어씌우고는 혼나는 오빠에게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오빠, 무서우면 나를 깨우지 그랬어. 나는 숲까지라도 따라가 줬을텐데."

 

이처럼 아키시는 맹랑한 여자아이다. 다른 편을 하나 더 보자면, 학교 수영시간에 수영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손들고는 바로 풀로 뛰어든다. 물론 아키시는 수영을 못한다. 들어간 아키시가 수면위로 떠오르지 않자 선생님이 구해낸다. 수영 못하는데 왜그랬냐고 물어보니 생선혀를 많이 먹었는데 아직 효력을 발휘못하는 것 같다는 엉뚱한 대답을 한다.


이렇게 엉뚱하기도 기발하기도한 아키시를 보면 아다마 선생님(아키시의 새담임)같은 사람은 한 대 쥐어박고도 남을 것이다. 그러나 그림 속의 아키시와 말하고 행동하는 아키시가 똑떨어지듯 한몸 같아서 맹랑하지만 귀여워서 쓰다듬어주고 싶다.

이 책을 비슷한 나이대의 어린이들이 읽는다면 아키시를 폭풍공감하며 좋아할 것이다. 다만 아파트에 살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집과 학교, 학원을 뺑뺑이도는 한국의 어린이들이 얼마나 재미있어할지는 의문이다. 또한 배경이 70년대 아프리카이므로 그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없으니 이상하게 여길 부분이 많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이런 책일수록 자녀 혼자 읽게 놔두는 것보다 부모와 같이 읽으며 이야기를 나눈다면 더욱 재미있는 책읽기가 될 것이다. 아키시의 행동에서 공감되는 부분이나 재미있었던 것 위주로 이야기를 나누고, 아키시의 생활과 유사한 부모의 어릴적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부모자녀 관계가 한층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게될 것이다. 단 유의할 점은 현재 우리의 시각으로 볼 때 수용하기 힘든 부분을 미개하다는 식으로 끌어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런 책일수록 작가 소개와 시대적 공간적 배경에 대한 설명이 꼭 필요하다.

이 책이 유럽이나 영미권에서 인기가 있다는 것은 이야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보편성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이 공유하는 보편적 정서에 초점을 맞춘다면 부모와 함께 책읽는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겠다. 이번 여름방학에 읽어볼 책으로 찜해두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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