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인문적 글쓰기 아우름 37
박민영 지음 / 샘터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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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히트를 치는 독립출판물들이 나와서 그런지 일반인들도

'나도 책 한 번 내볼까?'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말이 쉽지, 책을 낸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책보단 글을 제대로 쓸 줄 아는게 먼저일 것이다.

그러면 또 이런 고민을 하게 된다.

'글쓰기 강좌 좋은 거, 어디 없을까?'

이런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강추할 책이 있다.

샘터사의 아우름 시리즈 서른일곱번째 책으로,

박민영 작가의<글을 쓰면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이다.

목차는 아래와 같다.

1장은 개인적 존재에서 사회적 존재로!

2장은 읽기는 어떻게 쓰기가 될까?

3장은 글쓰기의 안과 밖

4장은 글쓰기의 가치는 무엇일까?

목차의 제목만으로는 감이 안온다...싶다면 꼭 사서 읽어보길 추천한다!!

작가의 20년 공력을 한 권에 담았으니 그야말로 알짜배기다.

글쓰기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잡을테지만 그래도 작가는 안심이 안됐던지 속성 클래스로 부록까지 남겼다.

요즘 글쓰기 관련 책이 많이들 나오고 있지만 이 책은 장황하지 않으면서 가격도 부담없다.

읽기와 쓰기의 연계, 글쓰는 방법까지 알차게 제공한다.

그래서 이 책을 요약하지는 않겠다.

그러기엔 작가에게 미안하기 때문이다.

책 내용 중 내게 와닿은 몇 가지만 정리해 본다.

 

p.73

저는 글쓰기 강의를 하면서 이것저것 숙제를 내주는데, 그중에서 수강생들이 가장 하기 싫어하는 것이 읽은 책을 컴퓨터로 정리하기입니다. 막상 해보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귀찮거든요. 그래서 잘 안 합니다. 하지만 한번 정리해 보면, '깊이 읽기'와 '자료 확보'가 동시에 되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읽은 책을 정리하고 메모하는 일은 틈나는 대로 계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되어야 합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한비야씨가 생각났다. 한 때 그의 독서법과 메모법이 회자되어 많이들 따라하기도 했는데...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았더니 오늘날 이렇게 빈약하고 설득력 떨어지는 글을 쓰고 있나 싶다. 시어머님 생애구술 책을 쓰겠노라며 시댁 친척들 앞에서 큰소리 뻥뻥 쳤는데 진행을 못시키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결국은 나의 필력이 워낙 일천해서이다. 작가는 책에다 줄긋고 메모도 한다는데 나는 책 귀 접어두는 거 외엔 하지 않고 자료화도 안 하니까 글이 풍성할 수가 없다. 부끄럽다.

p. 150

좋은 글을 쓰려면 '이 주제에 대해서는 이 글로 끝내 버리겠다'는 심정으로 자료를 충분히 찾아야 합니다. 이 정도면 됐다 싶은 느낌이 들 때까지 충분히 찾아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제너럴리스트가 됩니다.

p.152

'T자형 지식인'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방법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이 글의 주제를 중심으로 자료를 찾아서 읽고 분석해 나가는 행태가 정확이 이와 일치합니다.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것이 목표였는데 여기서 나왔다. 그런데 나는 수박겉핥기식 제너럴리스트를 꿈꾼 것이었다. 작가는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시야에서 사물들의 '관계'와 '맥락'을 파악하는 '르네상스적 인문주의자'가 '제너럴리스트'라고 정리했다. 제너럴리스트는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관심, 혹은 전공분야를 깊이깊이 파면서 그와 연계되는 것도 놓치지 않아야 맥락파악이 되는 것이다.

 

p.169

글을 쓰는 사람은 작업의 특성 때문에 필연적으로 광범위한 지식 풀을 갖추고, 문학과 예술의 관계를 잘 이해합니다. 예술작품도 글쓰기와 똑같이 결국 인간과 세계를 다룹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명징한 사유와 표현은 누구보다 글쟁이의 속성입니다. 글 쓰는 사람이 남다른 예술 향유 능력을 지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뜨끔뜨끔했는데 위 내용은 용기를 얻은 부분이다. 예술에의 관심을 지적허영이라 표현하지 않고 자연스런 일이라 해주니 반가웠다. 원래 관심이 있기도 했지만, 음악을 듣고 그림을 보고 만족하며 심미안을 키우는 것이 글쓰기에도 분명 도움이 되리라 여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다는 카프카의 말 "책은 도끼다"에 대해 작가가 언급한 부분으로 마무리 짓고자 한다.

 

우리가 읽는 책이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자네 말은, 책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거잖아? 맙소사, 책을 읽어 행복해질 수 있다면 책이 없어도 행복할 거야. 그리고 책이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라면 아쉬운 대로 자신이 쓸 수도 있겠지. 그러나 우리가 필요한 책은 우리를 몹시 고통스럽게 하는 불행 같은, 자신보다 더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 같은, 모든 사람을 떠나 인적 없는 숲속으로 추방당한 것 같은, 자살처럼 다가오는 책이네.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 버린 바다를 깨뜨려 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작가는, "책은 도끼다"를 빌어 어떤 식으로든 독자에게 지적인 충격을 안겨주고 그 충격이 깊고 오래갈수록 좋은 글이라는 것이다. 글을 쓰려면 불편한 책도 마다하지 않고 읽어야함은 물론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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