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게 늙기
송차선 지음 / 샘터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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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기>라는 책 제목을 접하는 순간,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이 책을 외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꼭 나이 든 사람들만 읽을 책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며 책 제목이 잘못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늙은이만 늙는게 아니라 젊은이도 점점 늙어가는 진행형이 아닌가? 젊어서는 자신만은 늙지 않을거라는 착각을 하며 살 뿐이다.

이미 여러권의 책을 낸 송차선 신부님이 석관동 성당에서 했던 시니어아카데미 요셉대학의 강의를 책으로 엮어 냈다. 그는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다시 내는 것을 원치 않았으나 많은 이들의 부탁으로 출간하며 동기를 아래와 같이 밝혔다.

"안다는 것과 산다는 것은 분명히 다르므로 알고 있거나 자각하고 있는 것을 실제로 살아내기 위하여, 필자 역시 곱게 늙는 것을 목표로 자신을 향한 채찍의 의미로 서술하였음을 밝힙니다."


지행일치란 얼마나 쉬운 말인가. 또 얼마나 실행하기에 어려운 말인가. 작가는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을 사는 우리에게 올림픽 출전을 권유한다. 뜬금없이 웬 올림픽? 그가 말하는 올림픽은 곱게 늙기 위한 지침의 영어 머릿글자를 딴 것이다.
OLYMPICS란 아래 목차와 같다.

1장 OPEN 열린 마음에 관하여
2장 LISTEN 경청하는 자세
3장 YIELD 물러서고 양보하기
4장 MODESTY 겸손에 대하여
5장 POSSESSION 소유하고 움켜쥐려는 마음을 버리고 비움
6장 INTERESTING 삶에 관심을
7장 CLEAN AND BRIGHT 깨끗하고 밝게
8장 SMILE,SPIRIT,SOUL 노년의 미소 그리고 정신과 영혼에 관하여

읽다보면 8가지 모두 출전해야할 필수 종목이라는 생긱이 들 것이다. 또는 읽는 이마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이 크게 다가와 그 종목은 꼭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맞다. 이 책은 나이 구분 없이 주위에 민폐끼치는 진상이 되지 않기 위한 필독서 되시겠다.

내가 출전해야할 필수 종목은 '5장 소유'이다. 이사하면서 물건 정리중 깨닫게 된 것인데 너무나 많은 것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이상 사들이지 않기로 결심결심 했는데... 그리고 최근 하게 된 생각 하나는~~ 어느날 갑자기 죽었을 때, 내 물건을 정리할 사람이 걱정이 된다는 것이다. 누가 될지 몰라도 얼마나 욕을 할까?
"쓸데없이 많이도 사모았네!"
할 게 아닌가.

"노인의 특징 중 하나는 쥔 것을 놓지 못하고 버리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
버릴 줄 앎으로 해서 주변이 정리된 삶은 구질구질 쌓아놓은 삶보다 훨씬 아름다워 보입니다. 소유욕에서 자유로워야 정리가 됩니다."

위 문구를 읽으며 심히 찔렸고 아직 노인은 아니지만 하루하루 늙어가고 있는데 사모을 게 아니라 하나하나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물건 뿐 아니라 마음 속에 자꾸만 차오르는 욕심을 어찌 버릴지도 고민해야 한다. 간혹 욕심아닌 용심들도 비집고 들어오는데 경계해야 한다. 차오르는 이것들을 깎아내기 위한 칼을 잘 벼려야겠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눈에 보이질 않으니 얼마나 차오르는지 쉬이 체감하지 못한채 제 반경을 넓혀가고, 깎아내야 할 칼날은 자꾸만 무뎌지기 때문이다.

노소를 불문하고 송차선 신부님이 주최하는 올림픽에 출전하고 후기도 써보며 곱게 늙어가는 연습을 미리미리 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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