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흔들린다 - 경제, 정책, 산업, 인구로 살펴본 일본의 현재와 미래,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정영효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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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경제서적 신간을 읽었다.

저자는 일본특파원으로 나가있는 기자이자 유트브 채널 [정영효의 도쿄나우]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소설만 읽던 나는 머리가 차갑게 환기되는 기분이 들었다.




2023년 1월 현재 1달러는 128엔. 1000원은 103엔이다.


이렇게 엔화는 하루가 다르게 무섭게 떨어지고 있고, 물가는 상승하지만 일본의 월급은 수십년째 오르지 않고 있다. 사람들의 소비심리는 당연히 위축되었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는 일본경제에 기름을 부은격이 되고 말았다.


일본기업의 실적이 나쁜것은 아니나 일본증시는 밸류트랩에 빠지고 말았다. 성장기대는 낮아지고 정부는 규제하고, 일본의 투자자들도 우리처럼 '서학개미'가 되었다. (정말 투자할 맛 안나긴 하겠다)


이렇게 보면 일본이 곧 망할것 같지만 결코 일본은 쉽게 망하지 않는다. 일본 정부가 해외에 투자한 자산의 규모가 거대하기 때문이며 엔저일수록 그 덩치는 커지고 있다. 정부는 배를 불리고 국민은 가난해지는 시스템이다.


확실히 아베노믹스는 일본을 한층 더 가난하게 만들었다. 경제는 나빠지고 정책은 거꾸로 가며, 사람들은 점점 무기력해진다. 그러나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은 정책 오류와 일본특유의 [폐쇄성]과 [책임을 회피하려는 문화]에도 있다.


"그럴 가능성이 있지만, 아니라고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이 무슨 말장난인가? 이런 말들을 아주 흔하게 들을 수 있는 것이 일본의 정치뉴스이다.


장기 침체, 코로나, 정책오류, 폐쇄성과 책임회피. 일본의 현주소다. 그러나 우리도 이웃나라를 관망할 처지만은 아니다. 고령화든 저출산이든 한국이 일본을 꼭 빼닮은 것만은 분명하다. (저출산에 대해선 내가 할말이 많은데 담 기회로)



특히 좋았던 부분은 핑크색 부분의 전문가 인터뷰 부분이었다. 각 분야별 교수, ceo, 한일관계 전문가 등과의 대담은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주기도 하였다.

(바보같은) 정치인들 말고 이런 사람들만 있으면 양국은 정치문제도 경제문제도 원활하게 풀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보았다.


일본의 현 경제와 정책, 산업, 인구라는 네 파트로 나누어 일본의 현재와 미래를 분석하고, 체계적인 자료와 통계를 적절하게 들이밀며 실로 전문가의 보고서 같은 책이랄까.

제목에서 보듯 <일본이 흔들린다>는 말로 대응에 실패한 일본을 조명하며,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인지 살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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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선언문 프랑스 책벌레
이주영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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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여행과로사일 것이다"


여행과로사를 걱정한다니.

지금으로썬 기꺼이 사서라도 걱정하고 싶은 고민의 이름이다.


로마에 혼자 살며 고독사를 걱정하던 저자가, 책벌레 프랑스인을 만나 결혼했다. 그리고 끌려다니다시피한 반강제, 아니아니 강제여행 이야기가 마음을 이끈다.


나 역시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은 사랑하지만, 막상 여행지에서는 피곤함을 토로하며 끌려다닌다는 기분을 어쩌지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비닐봉지를 들고 나타났다는 남루한 차림의 프랑스인 남편은 책만큼이나 여행도 광적으로 좋아한다. 여행을 갈 때에도 여벌옷이나 배터리같은 필수품보다는 책을 많이 챙기는 사람이다. 유적지나 서점은 반드시 들려야 하고,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과는 현지언어로 반드시 한마디라도 대화를 해봐야 하는 남자 에두아르.



아름다운 관광지나 분위기 좋은 카페,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여행을 즐기는 저자(나 역시 그렇고)와는 확연히 다른 여행 스타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의 유럽여행은 역사여행이 되고 만다. 난 개인적으로 역사여행을 좋아하긴 하는데, 매번 그렇다면 좀 피곤하긴 하겠다.

불만이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남편의 부족한 부분을 챙기는 저자는 따뜻한 사람이다.



살아온 배경과 가치관, 문화가 다른 부부의 좌충우돌 이야기는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주입식 한국 교육]을 받아온 저자와 [논리를 강조하는 교육]을 받은 프랑스인 남편과의 부부싸움 이야기. 누구 하나 양보하지 않는 치열한 싸움은 도돌이표가 춤추는 듯 하다.


유럽의 여기 저기를 살아보며 여행하는(우리가 동경하는) 삶도, 지지고 볶는 것은 매한가지라는 생각에 어쩐지 안도감이 드는건 왜일까? 여타 다른 여행에세이와는 확연히 다른 매력이 넘치는 책이다.



너무나 멋졌던 부분은 각각의 여행지에서 그에 맞는 역사이야기와 책의 구절이 소개된다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여행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할까.


아는 만큼 보인다는 흔한말은 쓰기 싫다. 다양한 독서와 그에 맞는 사유. 그리고 엉뚱함까지 어우러진 부부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여행의 깊은 맛이리라.


에두아르와 함께하는 빡센 여행 한번 해보고 싶다. (도망)



이래저래 투닥투닥 해도 결국

남편이 좋아하는 화단의 잡초를 정리하는 작가는, 이 책을 쓰며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했다.

부디 백년해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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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하는 아이는 이런 습관이 있습니다 - 내신·수능 1등급 우등생들의 자기주도학습 공부 비법 바른 교육 시리즈 24
신영환 지음 / 서사원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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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루틴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왜 루틴일까요? 꾸준히 하는 것 보다 힘이 쎈 것은 없습니다. 반대로 내가 머리가 좋다고, 혹은 재능이 있다고 공부를 게을리 하면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은 없어요. 공부를 하기 위해서 각을 잡는 친구들이 있어요. (제 학창시절이 생각나서 뜨끔했습니다 ) 일단 시작하래요.



"시작하라. 그 자체가 천재성이고 힘이며 마력이다" - 괴테



일단 시작하면 해야 하는 일이라는 인식 없이 그냥 하게 된다고 해요.

무언가를 할지말지 고민하지 말고, 시작했다면 큰 힘 들이지 않고 쭈욱 이어나갈수 있습니다. 이건 공부뿐만 아니라 운동이든, 일이든 다 해당되는 말 같아요.



그런데 무작정 열심히만 한다고 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요?

저자는 맹목적인 노력보다는 좋은 루틴을 따라야 한다고 말합니다. 처음부터 계획을 거창하게 잡지 않아야 성공확률이 더 높다고 해요. 실제로 고3들의 공부패턴은 3월에 맹렬했다가 여름에 무너진다고 합니다.



저자는 때로 '숲보다 나무'를 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특히 습관을 형성할 때는 큰 틀인 숲을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나무 한 그루씩 심어가며서 천천히 숲을 만들어 갈 필요가 있다고요. 중간에 지치지 않으려면, 몇달치의 계획보다 일일 공부 계획이 훨씬 낫다고 해요.



루틴이 익숙해졌다면 그 루틴에 조금씩 살을 붙여봅니다. 의지가 약하다면 환경을 바꾸어 보기도 하구요. 자신만의 생체리듬에 맞는 루틴과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을 반복한다면 수험생 생활도 슬기롭게 해나갈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루틴들도 모의고사 결과에 따라 무너질 수 있어요.

저자는 긍정적인 자기암시 또한 루틴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누구나 공부 슬럼프가 올 수 있지만, 긍정적인 자기 암시가 루틴화 되어 있는 학생은 금방 회복합니다. 긍정적인 자기암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에서는 스포츠 심리학 김병준 교수의 ASDR 전략을 소개합니다.








매일 공부할 수 있는 힘은 적절한 감정조절에서 나옵니다.

탁월함이 아니라 꾸준함이 승리하는 루틴의 힘!

저도 믿어보고 싶어요. (아이는 공부를 저는 운동을요 ㅎㅎ)



저자는 현재 외고에서 영어교사이자, 공부관련 책을 쓰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는 루틴 형성 뿐만 아니라 공부하느라 지친 학생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만한 좋은 내용들이 많아요.



중, 고생들은 물론이구요.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님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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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문장력이다 - 베스트셀러 100권에서 찾아낸 실전 글쓰기 비법 40
후지요시 유타카.오가와 마리코 지음, 양지영 옮김 / 앤페이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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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우리 삶과 아주 밀접합니다.


글쓰기가 연습되지 않으면 당장 아이들의 숙제부터 막힙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감상문, 논술 시험, 리포트, 자기소개서 등을 만나죠.



성인은 어떨까요. 각종 보고서, 제안서, 프리젠테이션 자료 등등. 글쓰기는 우리의 삶 그 자체네요. 하지만 글쓰기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두 어려워하는 것중 하나입니다. 첫문장 조차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몰라서 한 글자도 못쓰는 경우가 많죠.



여기 글쓰기 바법에 대해 기술한 100권의 책을 모두 읽고, 그 노하우를 실은 단 한권이 있습니다.





이 책의 글쓰기 노하우와 그에 대한 적절한 예시는


초보자도 쉽게 익힐 수 있게끔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상당히 구체적이고 바로 실천이 가능한 문장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죠.



어쩌면 글쓰는 것 자체가 막연하게 두려운 초보자를 위한 책일지도 모르겠네요.



공감이 가는 몇 문장을 소개합니다.





인간의 뇌는 단순 명료하고 간단한 걸 좋아한다.


지나치게 긴 글, 추상적인 글, 이해가 어려운 글, 복잡한 글을 보면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집중력을 잃는다. p21




문장이 짧아지면 글은 저절로 심플해진다.


하지만 짧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많은 스킬이 필요하다. 문장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내용이 파편처럼 흩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p23




쉬운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내가 아는 지식을 세상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건 아니다"라는 전제를 둘 필요가 있다. 다라서 전문용어는 자제하고, 써야 한다면 그 용어를 반드시 설명해주어야 한다. p54





언젠가 유시민 작가가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어려운 말을 많이 늘어놓은 문장은 작가 자신의 잘난척일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지요.






위 7가지 문장 원칙만 지켜도 언제, 어디서든 쉽고 정확한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글쓰기 노하우의 첫 리스트가 당신이 알던 심플함이었나요?


뒤로 갈수록 비교적 디테일한 스킬과, 글쓴이의 마음가짐에 대해 서술합니다.





부정적 요소가 긍정적 요소로 전환되는 내용은 언제나 흥미로운 울림을 준다. 이런글을 대할 때 독자는 이야기 속으로 흠뻑 빠져 들게 된다. - 나쓰요 립슈츠 [한 문장으로 말하라] p147




읽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글을 쓰고 싶은가? 그렇다면 내면적 소양을 쌓고 올바른 인생관을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면의 깊이가 생각과 말, 글의 깊이를 결정하는 것은 물론 결국에는 삶의 깊이가 될 것이다. p157




나는 아동의 낙서도 즐겨읽는다. 유치한 문장이지만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순진한 영혼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글을 잘쓰는 비결은 기교보다 열정, 자세보다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 가와바타 야스나리 [신문장독본] p163





이 책은 좋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읽고 덮어둔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죠.


책을 읽든, 드라마나 영화를 보든, 일단 후기라도 써보길 권합니다. 아니면 간단한 오늘의 일기부터 시작해도 좋지 않을까요? 단어를 선택하고 문장을 만들고 그렇게 마음을 표현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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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3년생 조선인 최영우 - 남방의 포로감시원, 5년의 기록
최영우.최양현 지음 / 효형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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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때부터 일제강점기 상태의 조국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20대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본적은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독립운동가, 위안부, 강제징용 혹은 매국노 라는 단어는 역사과목에 등장하는 외울거리 정도였을까..

그랬던 나는 이 책을 덮고나서도 한동안 가슴이 아파, 감히 쓸 엄두를 내지 못했다. 비참한 시대에 강제로 내던져진 조선 청년의 이야기.

그의 문장은 비통하고 자조섞이기도 했으며,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기도 한다. 그가 겪고 기록한 일들은 곧 역사가 되었다.

가족을 위해 조선인 포로감시원이 된 최영우.

그러나 일본의 패망 이후 상황이 바뀌어 조선인들은 전범이 된다. 그들은 포로 및 전쟁범죄자 용의자 신분으로 싱가포르 창이 수용소에 수용된다. 그 중 일부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도 했다.


갇힌 후에도 자신이 전쟁범죄자인가 아닌가를 끊임없이 생각했을 이십대 초반 조선청년의 고뇌가 자꾸만 가슴을 후벼판다.

언젠가 그 시대를 거친 청년들은 조선인이건 일본인이건 할 것 없이 상처로 얼룩진 채, 망가지는 인생을 힘없이 바라보며 살 수 밖에 없었겠다고 생각했었다. - 인간실격을 읽고 아 그럴수도 있겠다 라는 전제하에 말이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관통한 우리 조상들의 이야기는 더 가슴에 사무친다.

그 시대를 지나는 모든 젊은이들은 고귀한 청춘의 시간을 박탈당하고, 황폐한 내면을 얻었다. 남은 삶이 두렵고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른다.

얼마나 많은 조선청년들의 산산조각난 꿈들과 인생들이, 세계 각지에서 스러져 갔을까.

그럼에도 시대를 살아낸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이젠 안아드리고 싶다.

너무나 고독했을 조선청년 최영우에게 위로를 보내고 싶다. 그의 삶을 기억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는 외할아버지가 남긴 원고를 바탕으로 이 책을 냈다. 저자는 그의 외조부를 비롯해 ‘일본의 침략전쟁에 동원된 모든 젊은이들이 비극의 희생자’ 였다면서 전쟁의 참혹함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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