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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다는데 모르는 아이들 - 수학·과학 1등급을 결정짓는 최상위권의 비밀
김소연 지음 / 책장속북스 / 2026년 9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리얼 서평입니다
저는 당당하게 수포자였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다고 공부를 아예 손 놓고 살았던 학생은 아니었어요.
영어나 국어처럼 재미를 느끼는 과목은 꽤 열심히 했고 시험에서도 제법 좋은 점수를 받았는데, 수학만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졌습니다.
수학의 정석을 붙잡고 몇 시간씩 끙끙대기도 했고, 이해가 안 되는 문제를 계속 들여다보며 왜 나만 이것을 못 풀까 싶었던 기억도 아직 생생하네요.

과외까지 받아봤지만 공식 하나 외우고 비슷한 문제를 푸는 것뿐이니 조금만 문제가 달라져도 다시 원점.
그때는 정말 수학 때문에 인생이 망가지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기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거의 30년 동안 품고 있던 의문 하나가 풀렸습니다.
나는 왜 수학 문제만 보면 머리가 하얘졌을까?
단순히 수학을 못해서가 아니었던 거예요.
문제를 읽고 그 안에 들어 있는 의미를 해석하는 방법 자체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문해력이라는 말을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어요.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는 능력이 아니라, 수학이나 과학에서도 주어진 문장을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고 필요한 정보로 바꿔내는 힘에 가까웠습니다.
수학 문제를 읽으면서도 무조건 첫 문장부터 읽는 게 아니라 무엇을 구하라는 문제인지 먼저 확인하고, 조건을 골라내고, 그것을 그림이나 식으로 바꿔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니 꽤 신선했습니다.
과학도 마찬가지였고요.
용어를 줄줄 외우는 것보다 내가 이해한 내용을 내 말로 다시 설명할 수 있는지가 훨씬 중요하다는 이야기.
아, 그래서 예전의 저는 그렇게 공부하고도 문제만 조금 바뀌면 막혔던 거구나 싶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도 꽤 찔리는 부분이 많았어요.
아이가 문제 앞에서 멈추면 기다려주기보다는 답답해서 얼른 알려주고 싶어지잖아요.
그런데 때로는 그 침묵이 오히려 공부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이에게 얼마나 많이 알려주느냐보다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얼마나 남겨주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학과 과학 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면서 단순히 더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모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입니다.
무엇보다 저처럼 오래전부터 수학을 못했던 이유를 그냥 머리가 나빠서였다고 생각했던 사람에게는 꽤 묘한 위로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30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 사실 하나.
어쩌면 나는 수학을 못했던 게 아니라 수학 문제를 읽는 법을 몰랐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참 일찍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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