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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ㅣ 톨스토이 클래식 14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방교영 옮김 / 뿌쉬낀하우스 / 2026년 7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리얼 서평입니다.
얼마 전 가까이 지내던 고객사 형님의 갑작스러운 부고를 들었습니다.
늘 밝고 사람 좋은 분이었고, 일도 정말 열심히 하셨던 분이라 그 소식이 쉽게 믿기지 않았어요.
우리는 만나면 늘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지금은 조금 힘들어도 나중에 은퇴하면 제대로 행복하게 살아보자고, 오늘은 그냥 소주 한잔하면서 버텨보자고요.

그런데 장례식장에서 영정 속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상하게 마음이 무너졌습니다.
행복을 왜 자꾸 나중으로 미뤄야 할까, 돈을 더 벌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 걸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우연히 다시 꺼내 읽은 책이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었습니다.
처음부터 꽤 불편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한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기보다 그 자리에 생길 승진 자리나 자신의 일정부터 계산하고 있으니까요.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반 일리치 역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업과 집, 사회적 지위를 갖추는 데 꽤 많은 인생을 쏟아부었죠.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병이 찾아오면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하나씩 무너집니다.
특히 병상에 누워 화려한 집과 가구를 바라보는 장면이 오래 남았습니다.
평소에는 그렇게 중요했던 물건들이 막상 죽음을 앞두니 아무 의미도 없어지는 모습이라니.
저라면 어땠을까요?
열심히 모으고 사고, 남들에게 인정받으려고 애쓰던 것들이 정말 마지막 순간에도 중요할까요?
오히려 가장 기억에 남은 사람은 사회적으로 대단한 인물이 아닌 하인 게라심이었습니다.
그는 죽음을 애써 감추지도 않고, 아픈 사람을 귀찮아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한 인간의 고통을 자연스럽게 받아주고 곁을 지켜줍니다.
결국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건 돈이나 직함이 아니라 이런 마음 아닐까요.
이 책을 읽고 나니 삶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게 됩니다.

언젠가 행복해지겠다는 말보다 오늘 하루를 조금 더 잘 살아보는 것, 바로 그게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음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상하게 책장을 덮고 나면 삶을 더 제대로 살아보고 싶어지는 책이었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매일 바쁘게 살아가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합니다.
저에게는 꽤 오래 마음에 남을 책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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