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만든 천재들 - 광기와 창조성은 어떻게 연결되는가
마리오 데 라 피에드라 월터 지음, 성소희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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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리얼 서평입니다


요즘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관심을 갖는 것들을 보고 있으면 저도 모르게 피식 웃게 됩니다.

아이가 생각하는 최고의 인물은 엄청난 시간을 들여 노력한 사람보다는 처음부터 특별한 능력을 갖고 태어난 스파이더맨이나 아이언맨 같은 존재더라고요.

워런 버핏이나 아인슈타인 이야기를 읽을 때도 대단하다고 감탄하면서 정작 그 사람들이 정상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자기 자신을 갈아 넣었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고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이게 꼭 아이만의 생각일까 싶었습니다.




어른인 저 역시 누군가를 천재라고 부르는 순간 그 사람이 쌓아온 엄청난 시간과 반복적인 훈련은 슬쩍 지워버리고 있었던 건 아닐까 싶더군요.

우리는 결과를 보면 쉽게 재능이라고 말하지만, 그 결과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참 길고 지루하고 외로운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번에 읽은 뇌가 만든 천재들은 바로 그런 생각을 계속 떠올리게 만든 책이었습니다.

신경과학을 바탕으로 예술과 인간의 삶을 함께 바라보면서 도대체 사람의 뇌에서는 어떻게 이런 독창성이 생겨나는지를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줍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건 우리가 흔히 부족함이나 장애라고 생각하는 뇌의 특성이 오히려 남들과 전혀 다른 시선을 만들어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부분이었어요.

정상이라는 기준은 누가 정한 걸까요?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 차이를 무조건 부족한 것으로 봐야 하는지도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도스토옙스키 이야기도 상당히 인상적이었고요.




그가 평생 겪었던 뇌전증과 극심한 고통이 그의 작품 세계와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 묘하게 다가왔습니다.

고통을 없애야 할 방해물로만 생각하지 않고 그 안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뇌의 손상을 겪고도 창작을 이어간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더 묵직했습니다.

몸과 뇌가 예전 같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속 무언가를 만들어내려는 인간의 욕구라니, 이건 단순히 재능이라는 말로 설명하기에는 너무 강렬하지 않을까요?

책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즘의 인공지능도 떠올랐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인간처럼 아파하고 흔들리고 실패하면서 그 경험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은 다르지 않을까 싶었어요.

결국 독창성이라는 것도 완벽하게 매끄러운 상태에서만 나오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부족한 부분, 불편한 경험, 남들과 다른 시선 같은 것들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사람을 끌고 가는 건 아닐까요.

무엇보다 책장을 덮고 나서 저는 제 이야기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무언가에 얼마나 깊이 빠져본 적이 있었나?

재능이 없다고 생각해서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했던 건 없었나?




천재는 태어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우리가 놓치고 있던 건 천재라는 결과가 아니라 그 뒤에 숨어 있던 집요함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AI 시대에 남들과 다른 나만의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면 결국 필요한 것도 이런 몰입이 아닐까요.

읽고 나니 괜히 마음 한구석이 뜨거워지는 책이었습니다.

저처럼 재능보다 노력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 분이라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저는 꽤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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