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의 지옥은 나를 죽이지 못했다 - 지옥으로 역주행한 어느 탈북 청년의 22일간의 기록
김강우 지음 / 책과삶 / 2026년 6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으며, 실제 독서 후 서평을 남깁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합니다.
회사도 나쁘지 않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는데 왜 늘 자유를 꿈꾸고 있을까 하고요.
아침마다 출근하면서 언젠가는 회사를 그만두고 마음 편히 살아보고 싶다는 상상을 하는 제 모습이 문득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제 고민이 참 사치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솔직히 탈북민의 삶을 이렇게 깊이 들여다본 적이 있었나 싶더라고요.
유튜브 영상으로 접했던 이야기들은 정말 일부분에 불과했다는 생각.
책 한 권이 이렇게 사람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주인공은 북한에서 공부를 정말 잘하던 학생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아버지가 정치범으로 몰리면서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 버립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제대로 보내드리지도 못한 채 현실을 견뎌야 했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먹먹했습니다.
과연 나라가 개인의 인생을 이렇게까지 바꿀 수 있는 걸까요.
결국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걸고 북한을 떠나게 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됩니다.
누구나 꿈꿀 만한 유학 생활을 하게 되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어머니뿐이었다는 사실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도 죄책감을 느꼈다니 얼마나 그리웠을까요.
그리고 결국 어머니를 데려오기 위해 자신의 안정된 삶까지 포기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정말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위험한 국경을 넘고 북한 군인과 마주치는 장면에서는 손에 땀이 날 정도였어요.
읽는 내내 책을 덮지 못하고 계속 넘기게 되더라고요.
겨우 어머니를 구하고 돌아왔는데 기다리고 있던 건 감옥 생활이었다는 점도 참 아이러니했습니다.

오히려 감옥 안에서 자유의 소중함을 깨달았다는 대목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너무 당연하게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목숨과 맞바꿔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었네요.
오늘 하루 평범하게 숨 쉬고 원하는 곳을 가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괜히 가족에게 한 번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도 들고요.
한동안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 같은 책.
요즘 사는 게 지치고 투정만 늘어간다고 느끼신다면 꼭 한번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저는 오랜만에 책 한 권 덕분에 제 삶을 돌아보게 됐네요.
강력 추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