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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게 태어난 사람들 - 불안은 어떻게 유전자에 각인되어 대물림되는가
대니얼 키팅 지음, 정지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6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사람은 왜 이렇게 태어날 때부터 편을 나누고 서로 자기 생각이 맞다고 확신하는 걸까요?
가끔 뉴스를 보다 보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는데, 이런 모습이 정치에서만 나타나는 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유전이냐 환경이냐를 둘러싼 논쟁도 알고 보면 꽤 오래된 싸움이더라고요.
저 역시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키우면서 아이의 행동 하나만 봐도 이건 타고난 성향 때문일까, 아니면 자라는 환경의 영향일까 하며 배우자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정말 많았거든요.
그러던 중 우연히 이 책을 만나게 됐는데, 왠지 오래 품고 있던 궁금증을 풀어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읽기 시작했습니다.

읽으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어린 시절의 스트레스가 단순히 마음속 상처로 끝나는 게 아니라 몸과 유전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과장된 이야기 아닐까 싶었는데, 설명을 따라가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설득력이 있었어요.
아이가 성장하는 환경이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새삼 느끼게 되었고요.
괜히 부모들이 아이 교육에 그렇게 신경 쓰는 게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타고난 성향이 모든 걸 결정한다는 비관적인 이야기만 나오는 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따뜻한 관심과 안정적인 관계가 아이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내용이 참 인상 깊었어요.
유전자는 절대 바뀌지 않는 운명 같은 존재가 아니라,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의 영역이라는 설명을 읽는데 괜히 마음이 놓이는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아, 아직 늦은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요.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를 다룬 부분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이 별일 아니라고 넘기는 일도 엄청난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와닿더라고요.
특히 불안감이 큰 아이일수록 작은 갈등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설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는 어떤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의 역할이 무조건 높은 기준을 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안심하고 기대어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봤고요.

청소년기의 뇌 발달을 설명한 부분은 꽤 흥미로웠습니다.
왜 사춘기 아이들이 그렇게 감정적으로 행동하는지, 왜 충동적인 선택을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고요.
단순히 반항심이라고만 생각했던 제 시선이 살짝 바뀌는 순간이랄까요.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태도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에 남았던 건 어린 시절의 경험이 성인이 된 이후의 스트레스와 건강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불안과 걱정도 어쩌면 오래전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책을 덮고 나니 아이뿐 아니라 제 자신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고 싶어졌습니다.
학술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딱딱한 설명만 이어지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사례와 이야기를 곁들여서 읽는 재미도 있었고요.
한 번에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지만 천천히 곱씹으며 읽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인 저에게는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다시 정리해 주는 나침반 같은 책이었어요.
과거가 미래를 완전히 결정하는 건 아니라는 점, 그리고 따뜻한 관계가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준 책.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물론이고, 사람의 성장과 마음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읽고 나면 아이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대하는 마음도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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