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원소 원정대 - 118개 캐릭터로 마스터하는 주기율표 공략집
아게도리도리 지음, 박재현 옮김, 장홍제 감수 / 윌북주니어 / 2026년 5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학창 시절 수학도 버거웠는데 과학은 거의 반쯤 백기를 들었던 사람입니다.
그 중심에는 늘 주기율표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 복잡한 칸들 속에 알 수 없는 기호들이 빼곡하게 적혀 있는 모습을 보면 괜히 머리부터 지끈거렸달까요.
그때는 원소라는 게 세상을 이해하는 열쇠가 아니라 시험 전날 억지로 외워야 하는 암기 지옥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마 저 같은 분들 꽤 많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고 아이가 자라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어렵게 느꼈던 과학을 아이도 똑같이 힘들어하면 어떡하지?
재미있게 접할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이런저런 어린이 과학책도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딱 마음에 꽂히는 책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원소 원정대를 발견했는데요.
첫인상부터 꽤 신선했습니다.
책이라기보다 게임 설정집이나 판타지 세계관 가이드북을 펼쳐놓은 느낌이랄까요.
아스티온이라는 대륙과 여러 왕국이 등장하고, 원소들이 하나의 캐릭터로 살아 움직이는 구성이 정말 독특했습니다.
덕분에 읽다 보니 공부한다는 느낌보다 모험 이야기를 따라가는 기분이 더 강하게 들었어요.
무엇보다 캐릭터 디자인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원소의 특징을 외우게 만드는 대신 캐릭터의 모습과 성격에 자연스럽게 녹여놨더라고요.
그래서 아이 입장에서는 공부가 아니라 등장인물을 기억하는 과정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생각해 보면 이게 진짜 교육의 힘 아닐까요?
억지 암기보다 스스로 흥미를 느끼게 만드는 것 말입니다.

특히 원소들의 성질을 나라와 문화, 환경에 연결해 설명하는 부분은 꽤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비활성 기체들이 사는 지역은 평화롭고 안정적인 분위기로 표현되고, 축제 장면에서는 각 기체가 만들어내는 색깔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냈더군요.
이런 아이디어는 대체 어떻게 떠올렸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화합물 표현도 재밌었습니다.
서로 다른 원소 캐릭터가 만나 새로운 캐릭터로 탄생하는 방식인데, 아이와 함께 보면서 자연스럽게 화학 결합 이야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이론 설명을 듣는 것보다 훨씬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았습니다.
더 놀라웠던 건 생각보다 내용이 꽤 깊다는 점입니다.
핵융합이나 원자력 같은 쉽지 않은 주제도 무작정 어렵게 설명하지 않고 세계관 이야기 속에 녹여냈습니다.
덕분에 과학을 잘 모르는 어른인 저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고요.
요즘 저희 아이는 이 책에 완전히 빠져 있습니다.
집 안 물건을 보면서 어떤 원소로 만들어졌을지 추리하기도 하고, 갑자기 과학 상식을 설명하려고 나설 때도 있습니다.
살짝 과장하면 며칠 사이에 꼬마 화학자가 된 느낌이랄까요.
과학이 어렵고 지루한 과목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는 꽤 괜찮은 출발점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저처럼 과학과 거리를 두고 살았던 어른이 읽어도 의외로 재미있게 빠져들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원소원정대, #아게도리도리, #월북주니어,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