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역사 - 사랑과 권력의 5천 년
어거스틴 세지윅 지음, 김재용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실제로 읽은 후 남기는 리얼 서평입니다



요즘은 개인의 감정과 행복, 심리적 건강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예전에는 살아남는 것 자체가 우선이었던 시대가 훨씬 길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특히 저자는 가부장적 권위가 단순히 한 가정 안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정치, 종교, 경제 구조와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상부터 시작해 아버지가 가정을 통치하는 존재로 여겨졌던 역사를 살펴보는데, 지금 기준으로 보면 꽤 낯설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그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질서였다는 점에서 역사를 현재의 기준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영국의 헨리 8세 이야기였습니다.

후계자를 얻기 위한 집착이 국가 전체를 뒤흔들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을 읽으며 권력과 부성의 결합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실감하게 되었네요.


또 미국 산업화 시대를 다룬 부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버지가 가족을 이끄는 존재에서 돈을 벌어오는 역할로 점차 변화하는 과정이 자세하게 설명되는데, 어쩌면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만 정작 가족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더라구요.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지만 공통적으로 좋은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압적인 모습은 벗어나고 싶지만 그렇다고 새로운 관계 맺는 방법은 배우지 못한 채 고민하는 모습이 상당히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저자가 과거 세대를 무조건 비난하지 않는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잘못된 관습과 권위주의를 비판하면서도 그 시대 사람들이 짊어졌던 책임감과 외로움 역시 함께 바라보려는 태도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덕분에 책을 덮고 나서도 여러 생각이 오래 남았던 것 같습니다.


가정 내 갈등이나 소통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성격 탓으로 보기보다 역사적 배경 속에서 이해해 볼 수 있었고, 앞으로 부모와 자녀가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예비 부모는 물론이고 가족 관계와 인간 심리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