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요즘 머릿속에 제일 자주 떠오르는 생각이 내년 초 여행 이야기인 것 같습니다. 2026년을 어떻게 열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자연스럽게 도쿄가 떠올랐습니다. 여러 번 이야기만 들어왔지 막상 제대로 계획해본 적은 없어서, 이번에는 좀 진지하게 준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요. 도쿄는 오사카나 후쿠오카처럼 한눈에 잡히는 도시가 아니라서, 대충 가면 길만 헤매다 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정말 두꺼운 책 한 권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들자마자 “이게 뭐지…” 싶은 무게감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타블라라사에서 나온 에이든 도쿄 시리즈였는데, 페이지 수를 보고 솔직히 조금 겁이 난 것도 사실입니다. 8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분량이라 이게 여행책이 맞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집에 와서 천천히 넘겨보니, 단순히 두껍기만 한 책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쓸데없이 늘린 내용이 아니라, 하나하나 다 이유가 있는 정보처럼 보였달까요. 읽다 보니 오히려 “아, 이래서 두꺼울 수밖에 없었겠구나” 싶어졌습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건 지도였습니다. 저는 방향 감각이 썩 좋은 편이 아니라, 여행지에서는 늘 전체 그림을 먼저 알고 싶어 하는데요. 이 책의 지도들은 그런 불안을 좀 줄여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장소 이름만 찍혀 있는 게 아니라, 이곳이 어떤 곳인지 간단한 설명이 함께 있어서 지도를 보는 것만으로도 여행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냥 지나칠 뻔한 장소에도 이야기가 붙어 있으니,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것 같았습니다.

먹는 이야기 부분도 인상 깊었습니다. 도쿄 하면 역시 음식이 빠질 수 없는데, 요즘은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뭘 믿어야 할지 헷갈릴 때가 많잖아요. 이 책은 비교적 최근 상황을 반영한 곳들이 정리되어 있어서, 괜히 오래된 글 보고 갔다가 문 닫은 가게 앞에서 허탈해질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혼자서도, 누구랑 가도 골라볼 수 있을 만큼 폭이 넓어 보였습니다.
도쿄만 다루는 게 아니라 근교 지역까지 함께 담고 있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가마쿠라나 하코네 같은 곳은 늘 마음만 있었지, 따로 공부해야 할 것 같아서 미뤄왔는데, 이 책 하나로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짐을 줄이고 싶은 여행자에게는 꽤 실용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거운 책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게끔 PDF 지도나 오디오 가이드까지 제공된다는 점도 요즘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동하면서 귀로 듣거나, 휴대폰으로 지도만 꺼내보면 되니 현실적인 배려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직 여행은 내년 일이지만, 이 책을 펼쳐보는 시간 자체가 이미 여행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도쿄를 좀 더 깊게, 천천히 보고 싶은 분이라면 곁에 두고 오래 들춰볼 만한 책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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