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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아는 아이는 흔들리지 않는다 - 세계적 재정 전문가 아빠와 딸이 함께 쓴 8가지 자립 습관
데이브 램지.레이첼 크루즈 지음, 이주만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9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물질적 풍요가 곧바로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충분한 재정적 여유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경우보다 삶의 불안 요인에서 자유로울 가능성이 높은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돈은 단순한 소비 수단을 넘어, 개인에게 더 넓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한국 사회에는 유교적 관습의 영향 속에서 ‘부는 곧 탐욕’이라는 인식이 잔재해 있습니다. 그 결과, 많은 아이들이 제대로 된 경제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사회에 내던져지는 현실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저는 그렇기에 자녀에게 가장 확실히 물려주고 싶은 자산은 다름 아닌 ‘경제적 이해력(Economic Literacy)’이라고 믿습니다. 제 아들은 초등학교 저학년이지만, 다양한 학습 교재와 보드게임을 통해 이미 채권, 주식, 부동산의 기본 원리를 접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접한 이 책은 이러한 학습 과정에서 든든한 나침반 역할을 해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책의 서두는 노동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 경제 교육의 출발점임을 강조합니다. 단순히 용돈을 지급하는 차원이 아니라, ‘노동에 대한 보상’이라는 개념을 통해 아이가 노력과 대가의 관계를 체득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는 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저희 가정 역시 유치원 시절부터 커피콩을 갈면 100원, 신발장을 정리하면 100원과 같이 작은 성취를 통해 보상을 받는 방식을 꾸준히 실천해 왔습니다.
더불어 책에서 제시하는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는, 아이가 번 돈을 소비·저축·기부라는 세 가지 항목으로 구분하여 스스로 관리하도록 지도하는 부분입니다. 이는 단순한 저축 습관을 넘어서, 균형 잡힌 재정 감각을 길러주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기부 전용 봉투’를 따로 두고 나눔을 생활화하는 방식은 아이가 어려서부터 사회적 책임과 공유의 가치를 몸소 익히도록 하는 의미 있는 실천이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신용카드 대신 현금 사용을 생활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부채 없는 삶이 가져다주는 자유와 안정감을 직접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는 저자의 제안 역시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한편으로 저는 요즘 서점 자기계발 코너에서 마주하는 풍경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주말마다 들러보면, 빚을 지렛대 삼아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인생 반전의 공식처럼 포장하는 책들이 넘쳐납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이런 유혹에 노출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아이와 꾸준히 대화하며 세상에 얼마나 많은 유사 투자 사기와 과장된 정보가 존재하는지, 현명한 분별력이 왜 필요한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자는 자녀에게 경제적 독립심을 심어주는 일이 단순히 돈 관리 기술을 가르치는 수준을 넘어, 삶의 철학을 물려주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저 역시 이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결국 아이가 스스로 선택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감당하는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을 길러주는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