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쌤이 알려주는 자세하게 조선 임금의 비밀 초등쌤 PICK 시리즈
김보미 지음, 한규원(필움) 그림 / 이북스미디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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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지닌 가장 돋보이는 장점은 조선 건국을 연 태조 이성계에서부터 대한제국의 문을 연 고종까지, 총 27명의 군주에 대한 서술을 빠짐없이 담아냈다는 점입니다. 단순히 연대기와 사건을 기계적으로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각 군주의 시대적 배경과 개인적인 고민, 그리고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적 면모를 함께 풀어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각 장의 도입부를 네 컷 만화 형식으로 구성한 것은 어린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훌륭한 장치였으며, 실제로 제 아이 역시 책을 펼칠 때마다 먼저 해당 만화를 읽고 즐거워하곤 했습니다.


태조 이성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아이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고려 말 혼란 속에서 위화도 회군을 선택해야 했던 이성계의 복잡한 심정을 함께 상상해 보았고, 왜 그런 결정을 내려야 했는지 역사적 맥락을 짚어보았습니다. 권문세족의 부패와 백성들의 고통, 그리고 새로운 국가를 세우려는 결단이 결국 조선의 건국으로 이어졌다는 흐름을 이해할 수 있었지요. 그러나 동시에 태조의 통치가 결코 순탄하지 않았음을, 아들들 간의 왕위 다툼으로 인해 조선의 기틀이 흔들렸음을 접하면서 권력이라는 것의 본질적 속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정종의 이야기도 의미가 깊었습니다. 형제 간의 권력 충돌 속에서 왕위에 오른 정종은 본래 평화를 지향했으나, 끝내 권력욕이 강했던 이방원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생명을 지켰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아이에게 “진정 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권력을 손에 쥐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 목표일지, 아니면 상황에 맞게 자신을 지키고 타협하는 삶이 더 지혜로운 선택일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역사 학습을 넘어 사회에서 마주할 갈등과 선택, 그리고 양보와 후퇴의 의미를 성찰하게 해 주는 지점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아이와 몰입해서 읽었던 부분은 인조에 관한 대목이었습니다. 저희 집 근처에 남한산성이 있어 늘 산책을 하면서 인조의 치욕적인 항복 이야기를 언급해 왔기에, 책에서 구체적인 서술을 접하면서 더 풍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광해군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인조의 정치는 불안정했고, 외세의 침략과 내부 갈등으로 점철되었습니다. 청의 침입 당시 남한산성에서 결사항전을 이어갔으나 결국 삼전도의 굴욕으로 이어진 사건은 아이에게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해당 장에서는 유독 이야기할 거리가 많았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아이의 학습을 위한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으며 토론할 수 있는 역사적 교양서로서의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가족이 함께 학습과 여행의 소재로 공유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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