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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서 - 성장 한계를 돌파할 결정적 열쇠 ㅣ 포스트 수출 강국 신성장 해법 1
박광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7월
평점 :
해당 도서는 협찬 받아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과 중국 간의 무역 관계는 눈부신 황금기를 누리고 있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화학 제품과 원재료는 물량 면에서 압도적이었고, 그 덕에 중국행 선박의 공간을 확보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당시 중국은 한국의 중간재에 높은 수준으로 의존하고 있었으며, 양국 간의 공급망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현실은 어떨까요? 한중 간 해운 노선은 점차 활기를 잃고 있고, 이는 단순히 화학산업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산업 전반에서 중국의 입지 변화는 근본적인 구조적 전환을 촉발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과거 미국의 '디플레이션 수입기지' 역할을 하며 저렴한 인건비를 무기로 삼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그 이면에는 막대한 규모의 정부 보조금과 노동력을 활용한 전략적 지원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중국은 더 이상 단순한 제조 기지가 아닙니다. 아시아 전체의 생산 및 수출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하며, 과잉 생산으로 인한 가격 경쟁은 제조업 전반의 생존 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하고자 미국이 관세 장벽을 높이고, 특정 첨단 산업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는 등의 보호무역 조치를 도입했지만, 학계에서는 이미 중국의 규모와 영향력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졌다는 회의론이 지배적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가장 먼저 강조하는 문제의식은 바로 산업 구조 변화와 사회 시스템 간의 불일치입니다.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지난 세대의 국가적 기조는 오늘날의 글로벌 흐름에 더 이상 부합하지 않으며, 기술 중심의 산업 전환과 해외 직접 투자 등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지 못하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죠. 저자의 통찰은 과거 산업혁명이 수공업 시스템을 몰락시켰던 것처럼, 한국의 수출 중심 성장 모델 역시 역사적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우리 사회는 지금 허상에 가까운 고용 통계에 안주하고 있습니다. 기성세대는 자신들이 누렸던 경제 성장의 혜택을 당연시하며, MZ세대를 향해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평가절하하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합니다. 젊은 세대는 고용 진입 장벽에 직면해 있으며,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저임금과 고용 불안정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제가 얻은 가장 큰 인식은, 아무리 뛰어난 전략과 거시적 안목을 가진 정책 담당자가 존재하더라도, 그것을 실무에서 실제로 인지하고 실행하는 시스템이 없다면 모든 비전은 공허하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구조 개편이 아니라, 교육 시스템 자체의 전환입니다. 대학 교육에서조차 여전히 경쟁 위주의 가치만을 강조하고 있는 현 구조에서 벗어나, 협업과 집단 지성을 중시하는 교육 모델로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K-BIZ’가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확장되기 위해서는, 각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지분 투자, 국제공동 프로젝트 등 협력 기반의 경영 철학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경영학 교육 자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현재의 이론 중심, 경쟁 중심 교과서에서 벗어나, 미래 산업 간 융합과 국제 협력 모델을 중심으로 한 실용적이고 포용적인 교육 콘텐츠가 마련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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