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물리학이 뭔가요? - 우주를 만드는 구성 요소에 관한 친절한 안내서 풀과바람 지식나무 55
리사 하비 스미스 지음, 에이단 라이언 그림, 한성희 옮김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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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어린 시절, 과학이라는 영역은 감각적 직관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종종 간과하게 됩니다. 특히 ‘양자 물리학’처럼 눈에 보이지 않고 개념적으로도 낯선 주제는, 자칫하면 ‘내 삶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인식될 위험이 큽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지금, 특히 유년기의 감수성이 열려 있는 시기에, 과학을 ‘즐겁고 흥미로운 경험’으로 접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절감하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천체물리학자이자 과학을 쉽게 풀어내는 해설자로서, 우리가 일상에서는 거의 체감할 수 없는 ‘양자 세계’라는 깊은 우주의 이면을 따뜻하고도 명료한 언어로 안내해 줍니다. 본문은 총 11개의 핵심 장과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립자의 작동 원리부터 시작하여,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블랙홀과 웜홀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한 번쯤은 교과서에서 어렵게 접했던 과학 개념들을 아이의 시선에 맞추어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특히 우주의 기원을 다룬 부분에서는 "입자들의 축제가 열리는 순간"이라는 생생한 표현을 통해, 우주 탄생 직후의 입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충돌하고 결합하며 양성자와 중성자가 손을 맞잡고 핵을 만들고, 그 핵 주변을 전자가 감싸며 원자가 탄생하는 과정을 마치 동화처럼 그려냅니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어린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과학적 상상력 속으로 빠져들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중력에 대한 설명 방식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아동용 과학책에서는 중력을 ‘사과를 땅으로 떨어지게 하는 힘’ 정도로 단순화해 소개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아인슈타인의 시공간 이론을 바탕으로, 중력이란 단순한 끌림이 아니라 질량이 시공간을 휘게 하고, 그 휘어진 공간을 따라 물체가 움직이는 현상임을 설명합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기니피그 캐릭터는 고무판 위에 앉아 무게로 공간을 눌러 패이게 만들고, 다른 작은 물체들이 그 공간으로 굴러 떨어지는 장면을 통해, 아이들이 ‘공간의 휘어짐’이라는 개념을 시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 외에도, 블랙홀, 웜홀, 화이트홀과 같은 우주 구조뿐 아니라 고등학교에서 배우게 될 공식과 개념들도 하나씩 등장하지만, 그 방식이 결코 무겁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어려운 과학’이라는 인식을 허물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이’처럼 다가옵니다. 과학적 사실이 이야기로 풀어질 때, 그 접근성은 훨씬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양자 물리학이 뭔가요?》는 과학이라는 낯선 세계를 아이에게 친숙한 언어로 다가가게 해주는 첫 번째 다리와도 같은 책입니다. 동시에, 과거에 과학을 어렵게만 느꼈던 부모 세대에게는, 과학을 다시 만나는 부드럽고 따뜻한 두 번째 기회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이 단지 아이를 위한 과학 입문서가 아니라, 세대 간의 과학적 감수성을 잇는 매개체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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