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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이상 없다는데 계속 아픈 당신에게 - 마침내 아픔의 근원을 발견하고 건강의 답을 찾는 자율신경 이야기 ㅣ 인생백세 4
오민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25년 6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아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최근 들어 제 일상에서 가장 깊은 고민 중 하나는 바로, 수면과 소화 문제로 인한 지속적인 무기력감입니다. 밤이면 깊이 잠들지 못하고, 아침이면 속이 더부룩한 채 하루를 시작하게 되죠. 피로는 만성화되고, 무기력은 점점 일상을 잠식해 갑니다. 병이라도 확실히 발견된다면 차라리 마음이 놓일 텐데, 2년에 한 번씩 받는 건강검진에서는 또래 평균보다 오히려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오니, 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더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분명히 신체적으로 괴롭고 일상 유지조차 벅찬 날이 반복되는데, 병명조차 나오지 않는 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까 고민하던 중, 『아무 이상 없다는데 계속 아픈 당신에게』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자율신경'이라는 생리적 시스템이 얼마나 우리 건강에 깊숙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론적 설명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몸의 이상을 겪는 이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례와 해석을 통해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조언을 건넵니다.
자율신경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심장을 뛰게 하고,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등 생명을 유지하는 기본 기능들을 무의식적으로 관장하는 중요한 체계입니다. 그런데 이 민감한 시스템은 스트레스, 수면의 질, 환경 자극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쉽게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균형이 깨지는 순간, 신체 곳곳에서 기능적 장애가 서서히 나타나게 되죠.
무엇보다 문제는, 이러한 자율신경의 불균형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이 병원에서 실시하는 대부분의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판정된다는 점입니다. 겉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나오니, 당사자는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고, 주변에서도 쉽게 오해가 생기며, 악순환이 반복되기 쉬운 구조에 놓이게 됩니다.
저 역시 가장 크게 체감하는 부분이 바로 소화기 문제인데요. 반복되는 속 쓰림, 더부룩함, 예민한 장의 움직임 등은 단순히 위장의 문제가 아니라, 자율신경계의 조절 능력 저하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장-뇌 축(gut-brain axis)’ 개념을 통해 감정과 위장 기능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설명은, 오랜 시간 속앓이를 해온 저에게 꽤 강한 인사이트를 주었습니다. 불안이나 우울감이 실제로 장내 환경을 변화시키고, 이는 다시 정서에 영향을 주는 순환 고리라는 사실은, 현대인이 겪는 복합적인 증상들을 이해하는 데 매우 핵심적인 열쇠가 됩니다.
의료 현장에서는 흔히 약물 투여를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책에서는 이를 일시적인 대응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오히려 장기적인 시각에서 생활 습관의 개선과 자율신경계의 회복을 중심에 두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죠. 이 책에서 제시하는 다섯 가지의 새로운 생활 루틴은 간단하지만 실천 가능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저도 실제로 알람을 설정해 꾸준히 실천하고 있고, 그로 인해 확연한 변화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의학적 정보 전달을 넘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몸 어딘가에 이상 신호를 감지하면서도 병명을 알 수 없어 답답한 이들에게, 문제의 본질을 조망하고 새로운 삶의 방식을 제안하는 소중한 안내서라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이유 없는 피로와 불쾌감에 시달리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아마 스스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