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말 탐정단 - 2025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I LOVE 스토리
샤넬 밀러 지음,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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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뉴욕 양말 탐정단』은 미국 아동문학계에서 높은 권위를 자랑하는 뉴베리 아너(Newbery Honor) 수상작입니다. 뉴베리 아너는 미국 아동도서관협회에서 매년 선정하는 아동 문학상으로, 문학적 완성도는 물론 사회적 가치까지 평가해 수여됩니다. 이 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곧, 이 책이 단순한 흥미 위주의 이야기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교육적 메시지와 시대적 의미를 함께 품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책의 분량은 총 150쪽으로, 초등 고학년부터 중학생까지 하루 20쪽 내외로 나눠 읽는다면 약 일주일이면 충분히 완독이 가능한 적정한 길이입니다. 이야기가 과도하게 복잡하거나 서사가 늘어지지 않기 때문에, 어린 독자들도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으면서도 몰입감 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작품의 서사는 이민 가정의 아이들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중국계 이민자 가정의 딸 ‘매그놀리아’와 그녀의 친구인 베트남계 소녀 ‘아이리스’는 매그놀리아 부모가 운영하는 세탁소에서 여름을 보내며 고요한 외로움을 느끼던 중, 고객들이 두고 간 양말들에서 작은 단서를 발견하고 탐정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양말’이라는 소재를 매개로 삼아, 그 안에 담긴 개인의 서사와 사회적 메시지를 풀어내는 방식은 이 책만의 독특한 매력을 드러냅니다.


이야기의 본격적인 전개는 첫 번째 미스터리에서 시작됩니다. 흑백 체크무늬 양말 한 짝이 그들의 눈에 띄면서 두 소녀는 이 물건의 주인을 추적하기 시작합니다. 때로는 엉뚱하면서도 순수한 직관과 관찰력으로 실마리를 좇는 과정은 경쾌하면서도 따뜻합니다. 결국 그 양말은 지하철에서 음악을 연주하던 거리 예술가의 것이었고, 양말은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그 사람의 정체성과 일상의 일부였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이 대목에서 이야기는 단순한 분실물 추적을 넘어, 개인의 삶 속에서 놓치기 쉬운 감정과 흔적에 대한 성찰로 이어집니다.


두 번째 이야기는 더욱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짝이 맞지 않게 분실된 양말은 동네의 작은 식물가게를 운영하는 할머니의 것이었고, 그것은 손녀가 선물해준 특별한 양말이었습니다. 아이들은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기억의 소중함과 가족 간의 애틋함, 즉 감정의 결을 배워나갑니다. 이 장면이 특히 마음을 끄는 이유는, 어린이들이 타인의 감정에 스며들며 공감하는 법을 아주 자연스럽게 익히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중심에는 단순한 미스터리나 사건 해결이 아닌, 이민자 가정의 두 소녀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 놓여 있습니다.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은 인종, 연령, 직업군, 삶의 방식 등에서 서로 다르지만, 그 다양성 안에서 두 아이는 ‘차이’를 이해하고 ‘연대’를 경험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공감’이라는 보편적인 감정이 사회적 장벽을 허무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담담히 보여줍니다.

『뉴욕 양말 탐정단』은 어린이를 위한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어른 독자에게도 많은 여운을 남깁니다. 이야기 속 사건들은 작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서와 메시지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세탁소라는 작은 공간에서 시작된 이야기 속 소녀들의 여정은, 궁극적으로 타인과 나를 잇는 보이지 않는 끈, ‘공감의 힘’을 발견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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