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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는 왜 독해력에 주목하는가 - AI 시대 필수 역량 '비판적으로 읽기'의 힘
송숙희 지음 / 토트 / 2025년 5월
평점 :
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국내를 뜨겁게 달궜던 그날, 우리는 마치 문화적 각성의 순간을 맞이한 듯한 착각에 빠졌습니다. 도심 한복판, 광화문 광장에는 대형 독서 체험 공간이 들어섰고, 언론에서는 독서를 일상으로 되돌리자는 목소리가 연일 이어졌죠. 책을 읽는 일이 국민적 축제로 승화되는 듯한 장면은, 분명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도서정가제와는 별도로 매일 수백 권의 신간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른바 베스트셀러의 하루 평균 판매량은 고작 수백 부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마주하고 나면, 독서는 결국 일시적인 사회적 이벤트로 소비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씁쓸한 의문이 남게 됩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송숙희 작가의 『하버드는 왜 독해력에 주목하는가』는 단순한 독서 권장서가 아니라, 시대적 통찰을 담아낸 책으로 다가옵니다. ‘왜 지금 독서를 해야 하며, 어떤 방식으로 읽는 것이 의미 있는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이 책의 중심을 관통합니다. 특히 ‘독해력’이라는 키워드를 축으로 삼아, 독서라는 행위 자체를 새롭게 조명하고 해석합니다.
책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개념은 이른바 ‘팝콘 브레인’이었습니다. 요즘 세대의 콘텐츠 소비 방식은 짧고 빠르며, 강한 자극 중심입니다. 유튜브 쇼츠, 틱톡, 인스타 릴스와 같은 초단편 영상에 익숙해진 우리의 뇌는 점차 깊이 있는 사고를 회피하게 됩니다. 저자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전두엽 기능이 약화되고, 인내심과 맥락 이해 능력, 성찰력까지 퇴행하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여기에 더해, 인공지능 기술의 급격한 발전도 인간 고유의 사유 능력을 점점 밀어내고 있다는 현실은 묵직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특히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의 부상은, 단순 정보 습득을 넘어서 인간의 ‘깊은 생각’을 위협하는 존재로 다가오고 있음을 책은 짚어냅니다.
저 역시도 이 대목에서 잠시 멈춰 서게 되었습니다. 평소 주기적으로 책을 읽는 습관은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이 언급한 독서의 방식과 내가 해온 읽기의 방식에는 뚜렷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저자가 책 말미에서 강조한 부분이 이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해줍니다.
즉, 단순히 활자를 눈으로 훑는 것이 아니라, 한 문장씩 곱씹으며 의미를 되새기고, 자신만의 언어로 정리하고 토론하며, 궁극적으로 실천까지 이어지는 독서야말로 진짜 읽기라는 사실. 나아가 읽은 내용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지어야 비로소 지식이 생명력을 지닌다는 지적은, 독서에 대한 기존 인식을 다시금 돌아보게 했습니다.
이 책이 특별했던 이유는, 독서를 권장하기보다는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준 데 있었습니다. 단순한 동기부여를 넘어서, 실질적인 변화의 지점을 제안하는 실용적인 도서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통해 ‘인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일관된 기준과 매일의 습관에서 길러지는 존재’라는 믿음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하버드는 왜 독해력에 주목하는가』는 그러한 믿음을 구체적인 실천 지침으로 안내해주는 지적 길잡이였습니다. 독서가 다시 삶의 중심에 자리하길 바라는 분들께, 진심으로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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