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행선 강도 사건 브리짓 밴더퍼프
마틴 스튜어트 지음, 데이비드 하벤 그림, 윤영 옮김 / 정민미디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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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도서는 출판사에서 제공 받아 실제 독서 후 남기는 서평입니다 



요즘 우리 가족은 인생의 방향을 전환하는 중대한 여정을 준비하며, 하루하루를 새로운 상상으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의 대담한 휴학과, 생계를 책임지는 저의 과감한 휴직이 함께 계획되고 있는 이 여정은, 다름 아닌 약 1년 반 동안의 유럽 장기 가족 여행을 향한 꿈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아직 정확한 출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내년이 될지, 혹은 몇 년 후가 될지 미지수지만, 언젠가 그 날이 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지도를 펼치고, 관련 도서를 탐독하며, 머릿속에 하나의 커다란 여정의 지도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프랑스는 우리 여행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국가입니다.

루브르 박물관과 에펠탑, 남부의 햇살 가득한 프로방스, 대서양 연안의 브르타뉴까지—이미 여러 권의 여행 안내서와 자료들을 통해 프랑스의 지리적·문화적 특성을 익혀온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 중심의 책들과는 결이 다른, 감성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프랑스를 담아낸 작품이 아쉬웠던 찰나, 『브리짓 밴더퍼프 대비행선 강도사건』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브리짓 밴더퍼프 시리즈 중 하나로, 프랑스를 무대로 펼쳐지는 모험담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현재 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저희 아이와 함께, 매일 한 장씩 번갈아 읽어가며 이 작품을 천천히 음미하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파리의 한 제과점에서 벌어지는 도난 사건입니다. 브리짓의 아버지, 유명한 제빵사 밴더퍼프 씨가 파리 제빵 콘테스트에 출품하려던 특별한 케이크가 도난당하면서 본격적인 사건이 전개되지요. 케이크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오랜 시간 정성과 기술이 깃든 예술작품 같은 존재로 묘사됩니다. 브리짓은 범인의 흔적을 쫓아 자전거를 타고 파리의 미로 같은 골목길과 시장을 누비며, 어느새 의문의 녹색 편지를 손에 쥐게 됩니다. 이 편지는 단순한 절도 사건이 아닌, 훨씬 더 큰 음모의 실마리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후 브리짓 가족은 제빵 대회 참석을 위해 비행선을 타게 되고,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브리짓의 아버지가 오랜 시간 소중히 간직해온 황금 거품기까지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지요. 단순한 주방 도구로 보일 수 있는 이 거품기는 사실 가족의 애틋한 기억이 깃든 상징적인 유물로, 이야기에 더 깊은 정서를 불어넣습니다.


브리짓은 이 일련의 사건들이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거대한 범죄 조직의 활동임을 직감합니다. 이야기가 진전될수록 사건의 범위는 넓어지고, 등장하는 인물과 장소는 더욱 입체적으로 그려집니다. 개선문, 프랑스 국립 도서관, 콩시에르주리 시계탑 등 실제 프랑스 명소들이 배경으로 등장하며, 독자는 마치 문학 작품 속 방탈출 게임에 참여하듯 이야기 속 미스터리를 함께 추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책이 단순한 모험 소설에 그치지 않고, 아이가 자연스럽게 사고력과 공감 능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입니다. 브리짓의 여정을 따라가며, 아이는 가족 간의 유대와 친구와의 진정한 우정, 그리고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의 판단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태도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독서가 하나의 체험이 되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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