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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한드라 김의 가면 증후군과 솔직한 고백 ㅣ 서사원 영미 소설
패트리샤 박 지음, 신혜연 옮김 / 서사원 / 2024년 9월
평점 :
미국 이민에 대한 열망은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베이비붐 세대 무렵 이른바 <어메리칸 드림>이라는 키워드를 필두로 적지 않은 유행을 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한국이 전후 복구 과정에서 다 같이 힘들고 으쌰으쌰하던 시절이기도 하지만, 세계 1등이라는 미국에서 나의 무한한 가능성을 펼쳐보고 싶어하는 이민 1세대들의 기록은 여러 매체와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한국에 전해지기도 합니다
그냥 태어나서 그런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는 <네이티브 잉글리쉬 수준>은 어쩌면 중간에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더욱 선호되는 하나의 보증수표가 될거라는 셈이 깔려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거기에 그린카드를 기반으로 당당한 미국인으로 받게 되는 두둑한 연금, 그리고 세계 넘버1 국가의 시민이라는 자부심까지 현 시점에도 거부할 수 없는 온갖 유혹이 있지만, 너무 좋은 면만 부각이 되었을 뿐 이민2세대들이 겪어야 하는 <우리는 모르는 고충>들 역시 뚜렷하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적을거라 생각합니다
저자 패트리샤 박은 뉴욕 퀸스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현재 브루클린에 살고 있습니다
사실 뉴욕의 브루클린이라 하면 현재 우리나라로 따진다면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모여서 돌아가는 즉, 강남/압구정 일대의 동네라 하면 그리 빗나가는 비유가 아니지 않을까 싶은데요
아메리칸대학교에서 문예 창작을 가르치며, 창의 예술 분야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정된 바가 있을 정도로 꿋꿋하게 미국 생활을 영위해 온것이라 할 수 있죠
알레한드라가 이런 주위의 차별적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개발하고 적응한 방법은 <가면쓰기>입니다
즉, 아무렇지 않은 척, 못 들은척, 대항하지 않고 그 자리를 피하거나 순응하고 인정하면서 상황을 피하고 자신을 뭉개면서 살게 된거죠
하지만 불의를 참지 못하는 친구 로럴과의 만남을 통해, 그녀는 점차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드러내고, 가면을 벗어던지게 됩니다
사실 도서를 읽으면서 이민2세대인 알레한드라의 모습만이 <가면>의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알레한드라는 늘 자신을 응원하고 지지했던 아빠가 아메리칸드림을 이루지 못하고 우울과 무기력에 잠식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 엄마와의 관계도 삐걱거리게 되는데요
그래서 당연히 알레한드라의 소원은 빨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긋지긋한 동네를 탈출해 원하는 명문대에 들어가서 떳떳하게 세상을 독립적으로 살아가겠다는 꿈을 꾸게 됩니다
저자는 지난 굴욕적이고 순종적이었던 크고 작은 과거를 회상하며 인종차별과 편견에 대한 저항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다문화 사회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는거구요, 그리고 미국에서 살아가게 되는 같은 제2세대 이민자들에게도 정체성과 밸런스를 찾기 위한 아주 좋은 인싸이트를 소설 형식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항>이 키워드인데, 사실 저는 이 <저항>을 사회에 쓸데없는 발버둥이라고 치부하는 성향이 있었습니다
과연 나 혼자의 <외면>과 <타협>이 나와 비슷한 처지의 타인에게는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일까?
꼭 극단적이고 공격적인 방법의 저항이 아니라면, 어쩌면 저항도 나를 위해 삶에 정말로 필요한 가치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해당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 받아 실제 독서로 남기는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