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빌스 - 금융시장을 뒤흔드는 악마들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 지음, 김운찬 옮김 / 그린하우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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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빌스]는 금융시장의 민낯을 드러낸 소설로 금융위기가 단순히 우연의 결과물이 아닌 특정소수기득권자들의 이익을 위해 완벽한 계산하에 설계된 결과라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거짓 뉴스를 만들어 내고 그로 인해 손해를 본 사람은 자신의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또 다시 누군가를 속이게 됩니다. 결국 거짓 뉴스의 최종 희생자는 어마어마한 손해를 입게 됩니다. 이로 인해 사회 공동체가 나눌 수 있는 파이는 점점 줄어들고 빈부격차가 급격히 벌어지게 됩니다. 부자들의 재산은 계속해서 기하적으로 증가하게 되고, 반면에 정보력과 자본력이 약한 이들은 희생양이 되며 중산층이 점차 무너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데빌스]에서는 금융시장에 벌어지고 있는 악마들의 은밀하고 작전들을 여과 없이 펼쳐 보여 줌으로써 이제껏 겪어야 했던 경제적 위기가 왜, 어떻게 발행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마시모 루게르를 통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채권을 통제하며 공매도를 하려고 수익률이 고정되기를 기다리는지 아무도 몰라. 하지만 우리는 지금 여기 데스크 위에 갖고 있어. 우리 통제 아래 있어. 그리고 내 생각으로는 이 트레이드에 올라타는 방법은 한 가지야. 확신을 갖고 강하게 겨냥하고 끝까지 밀고 나가는 거야." (중간 생략) 그는 비판을 보류하지도, 자신의 의견 불일치를 감추지 않는다. 하지만 결정이 내려지면 몸과 마음을 모두 싸움에 내던진다. 언제나 맨 앞에서, 의혹이나 망설임에 압도되지 않으려고 늘 주의하면서. _[데빌스], 090 page



조금 더 자세히 바라보자 스무 살의 자신이 다시 보인다. 당시의 마시모는 오늘을 뭐라고 할까? 아마 계속하라고 부탁할 것이다. 그는 숫자를 사랑하면서 동시에 증오하는데, 그런 이중적 열정에서 탈출구는 없기 때문이다. 축복이자 저주. 성공과 실패처럼 하나는 다른 하나의 정반대다. 그만두고 싶지만 다른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것이다. 그러니까 계속해야 한다. _[데빌스], 141 page


상황은 조르조에게 미리 말했던 것처럼 진행되었다. 지진은 그리스를 뒤흔든 다음 포르투갈, 스페인, 아이랜드, 이탈리아로 확산되었다. 그것은 페스트 같았다. 가격을 깨뜨리고 자본에 대한 접근을 위태롭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전염병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전염병의 조용한 전파자였다. 그물은 좁혀지기 시작했다. 살육의 시간은 가까이 다가왔다. 

_[데빌스], 272 page


주인공 마시모는 상사인 데릭 모건으로부터 유럽 채권 담당자 자리를 물려받게 됩니다. 하지만 유럽 금융업의 실세가 된 기쁨도 잠시 예상치 못한 미국 유로화 공격으로 인해 위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로 인해 모리스는 큰 손해를 입게 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이후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이 누군가에 의해 설계된 조작된 결과이며, 또한 미국의 유로화공격의 중심에 자신의 멘토이자 옛 상사의 개입이 있었다는 걸 알게 되며 크게 분노합니다. 모리스는 이로 인해 더욱더 일에 몰두하게 되고, 그가 업무에 몰두하면 할수록 가정에는 소홀하게 되고 그로 인해 아내 미켈라와의 사이에 보이지 않은 골이 깊어지게 됩니다. 또한 그의 딸 인디아는 자신의 어떠한 행동으로 인해 부모님의 사이가 틀어졌다고 생각하며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고, 그의 아들 로베르토 또한 불협화음을 일으킵니다. 모리스의 가정은 계속해서 위태로워지고, 셜리의 등장은 마시모는 더욱더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의 오랜 친우 마리오 마저 갑작스럽게 사망하게 되며 모리스는 정서적으로 피폐해져갑니다.





"우리는 속이고, 기적을 행하고, 현실을 조작해. 오늘 우리는 세계의 주요 투자자들을 속이고, 인간적이지 않은 권력을 갖고 있어. 우리는 악마들이야, 마시모. 내가 믿듯이 자네도 믿게. 우리는 악마야." _[데빌스], 436 page


때로는 누락이 고백보다 더 많은 것을 드러낸다. 그런 경우 함축된 것이 명시적으로 말해진 것보다 더 중요하다. 그리고 함축된 것은 혼란스러운 나라에 대해 말한다. 퀴리날레궁(퀴리날레 언덕에 있으며 1955년부터 공화국 대통령의 거주지다-옮긴이)의 언급은 산산이 깨진 정부의 조각들을 다시 맞추려는 절망적 노력이다._[데빌스], 437 page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감언이설로 남을 설득하거나 속이는데 탁월한 재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트레이드에 오르는 순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승리만을 위해 타인의 희생을 당연시하였습니다. 이기적이고 위험한 방법으로 자신의 성공을 만들어 갔습니다. 마시모와 데릭 모건은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금융시장을 움직인다는 면에서는 닮아 있었습니다. 이후 두 사람이 유럽의 금융시장의 붕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꽤 인상 깊었습니다. 서로 속고 속이는 그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에서 주인공 마시모가 느끼는 불안감과 극심한 스트레스 그리고 공허함이 진하게 느껴졌습니다.


"몇 년 전부터 당신들은 만들었어요. 데릭. 너무 오래전부터요. 그것은 착시이지만 당신들은 더 나쁜 것을 만들었지요. 당신들은 지각 능력을 바꾸려 하지 않고 현실을 조작했어요. 그리고 그것이 나를 화나게 만들어요. 왜냐하면 결국 우리는 너무 많은 사람에게서 미래를 훔쳤으니까요. 서양은 무너지고 있고, 나누어야 할 파이는 점점 더 작아지지만, 일부에게는 점점 더 큰 조각들이 있을 겁니다. 그건 사기예요. 데릭.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지키려고 하지만 단지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강요되는 질서는 사악해요." _[데빌스], 446 page


[데빌스]에는 동료와의 갈등, 고객과의 두뇌싸움, 가족과의 마찰, 친구와의 이별 등 여러 관계 속에서 느끼는 사람들과의 미묘한 신경전 등 다양한 갈등들 발생합니다. 또한 금융시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문용어들과 과거 역사 배경지식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읽는 즐거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인물들의 감정 상태와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어 금융계의 사고와 금융시장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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