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 수상록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54
미셸 드 몽테뉴 지음, 손우성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1. 사람은 운명의 공격에 대항해서 견고하고 확실하게 자리잡힌 용기를 가지고 행동 자체를 위해서 용감해야 한다. (17면)

 

2. 나는 남의 것을 빌려서 하지 않고, 나 자신으로서 부유해지려고 한다. (20면)

 

3. 사람이 세상에 알려진다는 것은 어느 점에선 자기 생명과 존속이 남들의 힘으로 보존됨을 의미하는 것인 듯싶다. 나로서는, 나는 나 자신으로서만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22면)

 

4. 내가 아는 어느 군주들은 인사를 좀 아껴서 적당히 해주었으면 한다. 그렇게 조심없이 남발하다가는 인사에 무게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분별없이 하는 인사에는 효과가 없다. (24면)

 

5. 나는 라틴어가 그 권위 때문에 실재의 값어치보다 더 훌륭하게 보이는 나의 마음에 속고 있다. (25면)

 

6. 내 생각으론, 철학은 우리의 자만심과 허영심을 공격하며 철학 자체도 아무것도 결단을 내리지 못하며 근거가 박약하고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인정할 때 가장 잘하는 일로 보인다. 사람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나 가장 그릇된 사상을 가꾸게 되는 주요한 요인은 자기 자신을 높이 평가하는 데서 온다고 본다. (26면)

 

7. 모든 소재를 취급하되 가장 중요한 것만 말한다. 키케로는 철학 논문 중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초두에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이 그렇다 해도 나는 결론부터 시작한다. (30면)

 

8. 어느 때는 사물을 피상적으로 다루어야 하고, 어느 때는 깊이 천착해야 한다. (30면)

 

9. 몸집과 키가 커야 훌륭한 태가 나듯이 위대한 행동 속에서 위대한 심령을 알아본다. (32면)

 

10. 우리의 다른 정열의 진행상태가 그렇지만, 재물을 탐하는 마음은 부족할 때보다는 과용할 때 더 심해지는 법이며, 절제의 덕은 인내의 덕보다 갖기 힘들다. (35면)

 

11. 나는 아첨하며 속을 감추기보다는 차라리 조심성 없는 말썽꾸러기가 되기를 원한다. (36면)

 

12. ... 왜냐하면 불은 찬 기운이 있을 때 더 잘 타는 것과 같이, 우리의 의지는 반대에 부딪힐 때에 더 억세어지는 것을 우리는 명백히 느끼기 때문이다. (38면)

 

13. 그래서 당연한 일로, 안이함에서 오는 포만보다는 더 우리 취미에 역겨운 일이 없고, 희귀하고 얻기 어려운 것보다 더 우리 취미를 자극하는 것도 없다. (39면)

 

14. 우리의 욕망은 자기 손에 있는 것은 경멸하며 넘겨버린다. 그리고 자기가 갖지 않은 것을 차지하려고 애쓴다. (40면)

 

15. 우리에게 무엇을 금지하면 그것을 욕심내게 된다. (41면)

 

16. 그러나 포만하면 싫증이 난다. 포만은 정열을 잃고 둔해지고 피로하고 잠들게 한다. (41면)

 

17. 허용된 일에는 매력이 없고, 금지된 일은 욕심을 일으킨다. (43면)

 

18. 나는 비겁함이 잔임함의 모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 나는 가장 잔인한 자들이 변변찮은 이유로 쉽사리 우는 것을 보았다. (48면)

 

19. 우리 정신의 한계는 이다지도 좁다! (키케로) (57면)

 

20. 내가 고양이와 희롱할 때에 내가 고양이를 데리고 시간을 보내는 것인지, 고양이가 나를 데리고 노는 것인지 누가 알겠는가? (59면)

 

21. 나는 우리 시대에 대학 총장보다도 더 현명하고 더 행복한 직공들이나 농군들을 몇백 명이고 보았는데, 차라리 그들을 닮고 싶어진다. 내 생각으로는, 학문은 인생에 진실로 소용되는 영광이나 문벌이나 직책 또는 기껏해서 미모와 재산같이 인생에 필요한 사물들과 진짜로, 그러나 좀 우원하게 본성에서보다는 허황된 생각으로 인생에 소용되는 사물들 사이에 자리잡는 것이다. ... 그리고 적으나마 사회는 학문 없이도 아주 질서 있게 되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65면)

 

22. 자기 의무에 관한 지식은 각자의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된다. 의무는 자기 생각으로 선택할 일은 아니고, 각자에게 명령해주어야 한다. (66면)

 

23. 철학의 가면 아래, 세상의 학설에 따라 그릇된 외모에 판단력을 잃고 기만당하지 않도록 조심하라. (성 바울) (67면)

 

24. 사람은 자기 생각을 행사하는 것 말고 자기 고유의 것이라고는 가진 것이 없다. (에픽테토스) (67면)

 

25. 우리는 완전한 건강체일 때는 행복을 느끼지 않으면서 변변찮은 병에는 고통을 느낀다. (72면)

 

26. 지금까지 있었던 가장 현명한 인간은 무엇을 아느냐고 누가 물어보자 자기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고 대답한 자였다. 그는 사람들이 안다는 것의 최대 부분은 우리가 모르는 사물들의 최소 부분이라는 것, 다시 말하면 우리가 안다는 것은 바로 우리가 모르는 것의 극히 적은 일부분임을 밝혔다. (73, 74면)

 

27.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자는 어느 누구나

사람이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고 확언할 만큼 충분하게

그것을 아는지도 모른다. (루르레티우스) (75면)

 

28. 이 회의 사상은 "나는 무엇을 아는가(Que saisi-je)?라는 질문으로 더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을 나는 나의 사색 판단의 표어로 삼았다. (86면)

 

29. 철학은 너무나 여러 가지 잡다한 형태를 가졌고 말해놓은 것도 너무 많기 때문에, 우리의 모든 몽상과 꿈이 그 속에서 발견된다. 인간의 망상은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그 속에 없는 것이 없다. (100, 101면)

 

30. "우리가 배우는 것은 우리의 영혼이 전에 알던 것을 회상함에 지나지 않는다." (플라톤) (105면)

 

31. 그런데 우리가 무슨 사물을 변질시키지 않고 받아들인다면, 인간의 파악이 우리 고유의 방법으로 진실을 잡아볼 만큼 충분히 확고한 능력이 있다면, 이 방법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것이므로 이 진실은 이 사람 손에서 저 사람 손으로 전달될 것이다. 왜냐하면 진리는 반드시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세상에는 보편적인 동의를 얻어서 사람들이 믿어줄 사물이 적으나마 하나는 있을 것이다. (109면)

 

32. 책을 들여다보면 어느 문장에 탁월한 우아미를 발견하여 내 마음이 깊은 감명을 받는데, 다른 때  같은 곳을 다시 읽어보면 아무리 들춰보고 접어보고 만져보고 하여도 내게는 이해 안 되는 무의미한 뭉치에 지나지 않는다. (116면)

 

33. 철학자들 사이에 인간의 최상의 선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논쟁하는 것보다 맹렬한 싸움거리는 없다. 바로의 계산에 따르면 여기서 2백 80학파가 갈려 나온 것이다. ... 그런데 사람들이 지상의 선에 관하여 의견이 일치하지 않자, 모든 철학에서 의견이 달라지는 것이다. (키케로) ... 마치 함께 식사를 하려고 모인 세 사람의 의견이 달라서, 서로 다른 음식을 요구하는 꼴을 보는 것 같다. (117면)

 

34. 어제는 오늘이면 사라지고, 오늘은 내일이면 사라질 것이다. 아무것도 그대로 머무르지 않으며 언제나 하나로 있는 것은 없다. (132면)

 

35. ... 왜냐하면 손바닥보다 더 큰 것을 쥐려 하고, 팔에 넘치는 것을 안으려 하고, 우리 다리의 길이보다 더 크게 발을 떼어놓자고 하는 것은 불가능하고도 부자연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134면)

 

36. 나는 점잖은 재미로 쾌락을 찾으려고만 책을 뒤지는 것이다. 또는 내가 공부를 한다면, 그 속에서 나 자신을 더 잘 알아보는 일을 하며, 내가 잘 살고 잘 죽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문만을 찾는 것이다. (139면)

 

37. 책은 나의 노년과 고적함을 위로한다. 또 나의 한가로운 권태의 고역을 덜어주고, 어느 시간에라도 귀찮은 친구를 떼어준다. 신병의 고통이 극도로 심하지 않을 때는 그 고통도 덜어준다. (141면)

 

38. ... 왜냐하면 책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쾌락을 주려고 내 옆에 있다는 생각과, 그것이 내 인생에 큰 도움을 주리라는 생각으로 얼마나 마음이 놓이고 즐거운가를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이것은 내가 인생 항로에서 발견한 최상의 재산이며, 이해력 있는 사람으로 이런 준비가 없는 사람들을 지극히 가련하게 본다. (142면)

 

39. 나는 젊어서는 남에게 자랑하려고 공부했다. 그 뒤에는 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 했다. 지금은 재미로 공부한다. ... 서너 걸음 더 나아가서 학문으로 양탄자를 깔고 몸치장을 삼을 생각은 이미 버린 지 오래다. (145면)

 

40. ... 나이가 지긋해지는 지금에 와서는 과도하게 독서만 탐하는 것보다 더 내 몸에 해롭고 피해야 할 일을 알지 못한다. (145면)

 

41. 우리 정신의 훈련으로 가장 자연스럽고도 효과가 있는 것은 내 생각으로는 사람과의 대화다. 사람과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 인생의 어느 다른 행동보다도 기분좋은 일이라고 본다. 그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시간에 택해야 할 처지라면, 나는 듣기와 말하기를 버리기보다는 차라리 보기를 버리는 편에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146면)

 

42. 책으로 하는 공부는 동작이 느리고 힘이 없으므로 열심히 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대화로 하면 금방 배우고 훈련이 된다. 내가 정신이 강한 상대자와 대화를 하면 그는 내 옆구리를 밀고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지르며, 그의 관념은 내 관념을 약동시킨다. 질투심과 명예욕과 경쟁심이 나를 밀어서 나 자신 위로 추켜올린다. (146면)

 

43. 싸울 때는 싸워야지, 서로 예의를 갖고 기교를 피우며 상대방의 감정을 상할까 두려워서 태도에 제약을 받는다면, 그것은 힘차게 호방한 우정이 못 된다. (149면)

 

44. 나는 내 말을 반박하며 깨우쳐주는 사람에게로 마음이 이끌린다. (149면)

 

45. 나는 사실은 나를 두려워하는 자들보다는 나를 거칠게 다루는 사람들과의 친교를 구한다. ... 나는 핏대를 올려가며 토론하다가 상대방이 약해서 승리할 때의 쾌감보다는 상대방의 올바른 이론 앞에 내가 굴복할 때 자신감에 대해서 얻는 승리감에 더 큰 자존심을 느낀다. (151면)

 

46. 토론이 질서있게 진행되면 나는 하루 종일이라도 점잖게 토론해 갈 것이다. 나는 논법의 힘과 꾀보다는 질서를 요구한다. (151면)

 

47. 나는 오히려 미모와 사랑의 정욕에 끌려서 하는 것보다도 더 빨리 실패하여 혼란을 일으키는 결혼을 보지 못한다. 거기엔 더 단단하고 꾸준한 기반이 있어야 하며, 조심스레 진행시켜야 한다. 끊어오르는 정욕은 아무 값어치가 없다. (163면)

 

48. 좋은 결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사랑의 동반과 조건을 거부한다. 좋은 결혼은 우정의 조건을 재현하도록 노력한다. 좋은 결혼은 절조와 믿음과 무수히 많은 유용하고도 견실한 상호간의 봉사와 의무로 가득한 안온한 공동 생활이다. (163면)

 

49. 심령의 가치는 높이 올라가는 데 있지 않고, 질서 있게 살아가는 데 있다. 심령의 위대성은 위대한 일에 행사되는 것이 아니고 평범한 일에 행사되는 것이다. (184면)

 

50. 그러나 누군가(케사르) 말한 바와는 아주 반대로, 나는 파리에서 첫쨰 되기보다는 페리괴외 지방에서 둘째나 셋쨰가 되기를 원한다. 적으나마 거짓없이 파리에서 첫째의 직책을 맡기보다는 셋째가 되는 것이 더 좋다. (186면)

 

51. 그러나 내 마음은 그렇게 너그럽게 크지는 않는 대신 열려 있어서, 약점을 과감하게 공표한다. (187면)

 

52. 자신에 관해서 방심하게 하고 다른 일에 사로잡히게 하는 심정(정열)에는 나는 정말 온힘을 다해서 반대한다. 내 생각으로는 남의 일에 열중하여도 자기 자신을 잃어서는 안 될 일이다. (192면)

 

53. 우리의 마음을 복돋우려는 학문의 가르침 대부분은 힘보다는 컽치레가 더 많고 실속보다는 장식이 더 많다. 우리는 본성을 버리고, 우리를 그렇게도 행복하고 확실하게 지도하던 본성에 그 본성의 교훈을 가르치려고 한다. (206면)

 

54. ... 그(아버지)의 의도는 결코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아니다. 나는 그것을 영광으로 삼아서건, 내 속에 무한히 우러나는 타고난 동정심에서건, 못 사는 자들의 일에 깊은 관심을 갖기를 매우 좋아한다. (218면)

 

55. 한 형식에서 재미보려고 하는 자는 그것을 계속하다가 재미를 잃는다. 우리는 형식 속에 굳으며, 그 때문에 우리의 정력도 잠들어버린다. (220면)

 

56. 나는 무엇 때문에 여행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대개 이렇게 대답한다. 내가 버리고 떠나는 것은 무엇인지 잘 알지만, 무엇을 찾으러 떠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227면)

 

57. 소유의 쾌감은 특히 상상력 속에 있다. 상상력은 우리가 찾는 것을 우리가 손에 잡은 것보다도 더 열렬하게 더 계속적으로 품어 갖는다. (231면)

 

58. 나는 여행의 쾌락에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따라붙는다는 사실을 안다. 이것이 또한 우리 인생을 지배하는 주요한 소질이다. (236면)

 

59. 내 생각으로는 가장 영광스런 직분은 나라를 위해 봉사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유용하게 일하는 것이다. ... 나로서는 그런 생각은 포기한다. 일부는 나의 양심 때문이고(...), 일부는 나의 비겁성 때문이다. 나는 세상 일에 열심히 대들지 않고 세상을 즐기며, 단지 나에게나 남에게나 짐이 되지 않게 그만하면 용서할 수 있을 만한 인생을 살아가는 데 만족한다. (242, 243면)

 

60. 죽음은 수상록 중에 가장 많이 취급된 제재다. ... 몽테뉴는 고인의 말을 인용하여 철학하는 것은 죽음을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옮긴이의 말, 268, 26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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