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예술 - 스케치로 내 삶에 예술을 들이는 법
니샨트 자인 지음, 김가원 옮김 / 책장속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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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저자는 학부 과정에서 뼈대그림(Stick Figures)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그림이 주는 소소한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이후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에 빠져들었지만, 전문적인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비전공자에게 낯선 공공장소에서 화구를 펼치고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더욱이 낯선 외국 땅으로 이주한 이민자로서 새로운 환경과 문화에 선뜻 적응하지 못해 마음은 자꾸만 위축되고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그가 낯선 미국 사회에 연착륙하고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기 위해 선택한 무기는 바로 '일상의 드로잉'이었다. 눈앞의 일상을 작은 스케치북에 담아내며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자, 이민 초기의 불안함과 고독은 자연스럽게 가라앉았고 그림 그리는 기술 또한 날로 확장되었다. 어찌 보면 세상을 두려워했던 소심한 성격과 조용한 태도를 예술이라는 매개체와 가장 완벽한 방식으로 접목한 셈이다. 그래서 그는 이러한 행위를 가리켜 "은밀한 예술"이라고 표현했다. 


 은밀한 예술가: 은밀한 예술가는 작가 니샨트 자인이 직접 창안한 개념이자, 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활동명이다. 이는 카페, 공원, 대중교통 등 우리가 숨 쉬는 일상적인 공간에서 타인의 시선을 끌지 않고, 마치 유령처럼 남몰래 그 순간의 풍경과 사람을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예술가, 혹은 그러한 행위 자체를 뜻한다. 거창한 화구 대신 주머니에 들어가는 작은 스케치북과 펜 한 자루만 들고 어디든 앉아 자연스러운 포즈로 짧은 시간 안에 그림을 완성해 내는 일. 그 '비밀스러운 기록'의 순간은 그 자체로 약간의 짜릿한 쾌감과 기분 좋은 자유를 선사한다. 

 은밀한 예술의 특징은 비밀스럽고 빠른 드로잉, 완벽주의에서의 해방, 디지털 세상에서 벗어나 아날로그 세상을 추구, 일상의 재발견을 통하여 세상을 인간적인 따뜻한 마음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일이다. 


 일상의 예술: 은밀한 예술가가 되는 법은 아주 간단하다. 호주머니나 가방 속에 작은 스케치북과 필기도구 하나를 챙겨 밖으로 나서는 것으로 시작된다. 조용한 동네 카페의 구석 자리, 활기차지만, 왠지 쓸쓸함이 감도는 버스터미널, 혹은 햇살이 잘 드는 공원 벤치 어디든 좋다.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그저 눈앞의 순간을 그리는 행위 자체를 즐기면 된다. 



"당신 주위에는 스케치북 위에 펼쳐놓고 싶은 흥미로운 요소들이 가득하다. 

자칫하면 사소한 디테일에 빠져 길을 잃기 쉽다." - p 92

 

 복잡하고 얽혀 있던 일상의 잡념을 잊고 오롯이 그림에만 집중하는 시간. 그렇다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단 5분이면 충분하다. 굳이 길게 집중할 필요도 없기에, 생각이 너무 많거나 한곳에 진득하게 머물지 못하는 산만한 성격의 소유자에게는 이보다 더 완벽한 맞춤형 취미가 없다. 



"가장 자세히 묘사한 대상은 ~ 이 대상은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즉 당신의 눈길을 붙잡아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게 만든 '주제'가 되어야 한다." 

- p 102 


 빠르게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을 화폭에 담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선택과 집중'의 태도가 길러진다. 어떤 부분을 굵은 선으로 강조하고, 어떤 부분을 과감히 생략할 것인가? 이러한 짧은 순간의 판단이 반복되면서,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주제와 소재, 그리고 배경을 가려내는 안목이 자연스럽게 트이게 된다. 때로는 아무런 풍경 없이 '지나가는 사람'만 집중해서 그려보는 것도 훌륭한 시도가 된다. 길 위의 수많은 사람을 그리다 보면, 훗날 웅장한 풍경을 그릴 때 그 풍경 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림 전체의 빛과 생동감을 한층 더 환하게 밝혀줄 것이다. 책 속에는 은밀한 예술에 필요한 기초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하루에 잠시 짬을 내어서 은밀한 장소를 찾아 하나하나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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