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만 착해지는 사람들 시인의 마음을 받아쓰며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필사 에세이
오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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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글입니다."

오은:

서울대학교(사회학과) 졸업,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석사학위. 2002년 <현대시>를 통해 등단. 시집 <호텔 타셀의 돼지들> <우리는 분위기를 사랑해> <유에서 유> <왼손은 마음이 아파> <나는 이름이 있었다> <없음의 대명사> 청소년 시집 <마음의 일> 산문집 <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 너랑 나랑 노랑> <다독임> <초록을 입고> <뭐 어때> 등이 있다. 박인환문학상, 구상시문학상, 현대시작품상, 대산문학상을 수상.

< 책을 읽고 >

"낮"은 모든 것을 노출하고 생활한다. 사람들은 자기의 본 마음을 숨긴 채 마치 각자 선호하는 가면을 쓰고 있다. 그러다 집이라는 개인 생활 공간에서, 밤이 되면 샤워를 할 때 알몸이 되듯 마음의 가면을 벗어던진다. 밤 속에서는 낮에 있었던 희한한 일들이 치유가 되는 시간이고, 사색의 시간이고, 마음의 시간이다.

고장 난 부분을 수리하고, 내일의 일들에 대한 준비를 위해 정비하는 시간이다.

저자는 수많은 만남과 그 인연에 대하여 소소한 일상의 복잡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낸다. 착함으로.

그는 고독과 외로움을 부정적인 감정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밤이 주는 고요함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말한다. 책을 통하여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 시간을 통해 내면을 성찰하라고 독려한다.

그의 글을 읽으며 혼자 있는 시간이 주는 쓸쓸함과 함께, 그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단단함에 공감하게 된다.

「단감으로 출근했지만 홍시로 퇴근하는 날이 늘었다.」 - p117

- 내가 알던 사람은 항상 1안, 2안, 3안까지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항상 철두철미한 성격이다 보니 그의 행동은 빈틈이 없었다. 그런 반면에 나는 항상 준비성이 부족하였다. 믿을 구석이 없는데도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모든 일을 처리하다 보니 뜻밖의 상황들에 대책을 만들기에 시간이 많이 들고 일의 처리 속도가 느리기 일쑤였다. 일상생활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되면 집으로 오는 길의 마음은 무겁기 마련이다. 눈은 땅만 보며, 자신감을 상실한 채 퇴근길을 걷는다. 후회로 가득 찬 그 길은 단감이었던 내가 홍시가 된 느낌이 참으로 안성맞춤이었다.

「그는 전에 살던 나라에 가서 빛을 훔쳐 오기로 결심한다.」 - p167

- 누구나 환경에 적응하게 마련이다. 새로운 무엇인가가 유행을 하는 것은 새로운 시선으로 보아야 한다. 종이가 발명되고, 전기제품이 발명되고, 자동차가 발명되고, 인간이 새로운 물건을 만들 때에는 보통 사람이 생각하지 않는 새로운 생각이 반영이 되어서였다. 밤만 있는 나라에서 빛을 훔쳐 오는 발상이 의도치 않은 반전이고 매력이다.

< 잡생각 >

"밤"이라는 특별한 시간 속에서 내가 잊고 지냈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진정한 "착함"과 '나" 자신을 찾아가는 길을 알려줘서 나는 깊은 위로와 사유의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이 책은 필사 에세이 책이라서 글의 핵심은 필사를 위해 제시된 글이 되리라는 것은 분명하다. 필기구를 잡은 손에 힘을 빼고 정성이 가득한 마음으로 글을 잘 쓰고, 못 쓰고 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 생각하였다. 띄어쓰기만 잘 하니 그런데도 저자의 마음에 대한 거리가 좁혀진 느낌이다.

얼마 전 점심시간 때에 사무실 근처에서 점심을 동료 여직원이 추천하는 커피점에 들렀다. 책이 곳곳에 전시가 되어있고, 주인장이 써놓은 글이 군데군데 있었다. 마치 메모를 한 것처럼. 그의 글이 달필은 아니었음 분명하였다. 글을 쓴 종이가 원고지에 글을 써서 그런지 가지런함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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