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임산부에게 '항상 좋은 것만 생각하라'는 조언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 책 역시, 생각이 삶에 미치는 영향과 그 중요성을 깊이 있게 이야기한다. 그런데 문득,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이 스쳐 간다. 과연 행복을 만들어주는 아름다움은 어떤 모습일까. 눈에 보이는 풍경일까, 마음에서 피어나는 감정일까.
잠시 그 물음 앞에 머물며 생각해 본다. 어쩌면 진정한 아름다움은, 평온한 마음과 따뜻한 시선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며
얼마 전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번잡함에서 벗어난 그곳에서 며칠을 머무는 동안, 수영장에서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마주할 기회가 있었다. 활기에 가득 찬 아이와 수영을 즐기던 젊은 부부, 그리고 그 옆에서 조용히 선베드에 앉아 책을 읽던 중년 여성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몇 해 전 스페인을 여행하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한가로운 오후, 여행지의 거리 한 모퉁이에서 책을 읽고 있던 한 사람의 모습이 유독 인상 깊게 남았었다. 새로운 것을 보기에도 빠듯한 여행지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이.
여행의 햇수가 늘어날수록,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은 점점 잦아들었고, 대신 한가로운 하루를 천천히 누리는 여유가 자리를 잡았다. 그 후로 나는 틈이 날 때마다 '여행지에서 읽기 좋은 책'을 찾게 되었고,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몇 줄의 문장을 반복해 읽으며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해 나가는 이 책은 내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가끔 집중되지 않을 때 연필로 필사하면 글이 수영하는 느낌이 든다. 글의 부드러움이 마음으로 들어왔다 다시 책 속으로 돌아가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