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단조로운 하루의 일정으로 출근과 퇴근의 연속인 요즘, 이정표를 잃어버린 듯 무덤덤하게 삶을 살아온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싶어서였다. 나의 삶을 변화하고 싶었다.
중년을 넘어서 노년의 시선.
가족과 지인과의 만남과 헤어짐, 시간과의 여행 등 일상을 통하여 느꼈던 잔잔한 감동을 미사여구의 꾸밈 글이 없이 진솔하게 쓰인 것이 한지에 물이 젖어 들 듯 내 마음이 젖어 든다.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마음속으로 다가가 보니, 공간을 제약하는 벽이 무너지면 물길이 사방으로 퍼지듯 이 책이 틀에 갇혀 있던 나의 생각들이 다양한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계기가 되어 삶에 대한 시선이 넓어지게 된 것을 느끼면서 마지막 책장을 넘겼다.
다르지만 비슷한 두 사람
김병종
그는 학교가 싫었다. 학교에 가는 것에 관한, 교육을 받는 것에 관한 생각들이 보통의 아이들과는 조금은 다를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며칠씩 결석하기도 하였다. 그림을 배우면서 남들보다는 많이 이른 나이에 전시회를 하면서 옛날 시골의 보수적인 사고로 갇힌 사람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하였다. 스스로 주변으로부터 벽을 만들었지만, 그것이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었다. 외톨이의 곁에 책이 있었다. 예술가로서는 보기가 드물게 글에도 출중한 재주를 지니게 되어 많은 저술도 남겼다.
최재천
그리고 또 한 사람. 학교를 좋아했던 사람.
그는 조금 달랐다. 보통의 학생이라면 땡 하고 들려오는 마침 종이 해방을 알리는 신호라고 생각하겠지만 학교에서 노는 것이 좋았던 그는 휴일에도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갔다. 보통의 여느 아이들이라면 피동적으로 배운다는 것에 조금씩 스트레스로 쌓여서 학교를 멀리하겠지만 그는 배움에 대한 시간과 생각이 긍정적이었던 것 같다.
감동의 글
"내 붓끝에서 나오는 예수는 슬픈 예수, 고통받는 예수, 무기력한 예수,
심지어 바보스럽기까지 해 보이는 예수였다."
격렬한 80년대를 지나면서 그는 많은 상처를 입은 영혼이었다.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그림의 주인공이 자신임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황혼에 물든 노년이었다.
꼬마 김 씨와의 만남과 회상을 통하여 마흔 살이 넘어서 인간상을 교정하였다.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예술과 지식을 쌓아 올린 인간상이 아닌 가마득한 먼 곳, 피안에 있는 그런 그의 모습을 통하여 진정되고 싶은 초상을 얻었다.
" 맥주의 고장 독일에서는 거품이 전체의 30퍼센트는 되어야 진정한 맥주 맛이 난다."
맥주는 거품이 예술이지만, 경제는 거품을 질색한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경제에서 수요와 공급은 정확할 리 없다. 공급의 경쟁이 없으면 발전이 없듯이 모름지기 넘쳐야 흐른다는 저자의 말은 참으로 가슴에 다가오는 말이다. 생명의 진화에도 많은 생명이 태어나지만 그중에 소수만이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거품현상은 자연선택설과 연관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당신은 읽어야 한다
허겁지겁 출근 버스나 지하철에 올라타 영혼을 집에 두고 온 것처럼 정신없이 분주한 하루를 시작하는 이 시대의 노동자들에게 "잠시 멈춤"의 푯말을 제시하는 동기가 되고, 이 책 속의 글들로 인하여 메마른 감정의 샘에 물이 흐르도록 하여 당신의 삶이 더 윤택하게 하는 길을 제시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