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르는 길은 외롭고 지루한 길이다. 자신의 내면과 이야기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길이지만 나약한 자기 자신과 다툼의 시간이기도 하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정관념에 빠졌던 생각을 벗어나 나의 밖에서 생각하며 모든 것을 안고 가기보다는 마음속에서 내려둘 수 있는 무거운 짐들은 과감히 강물에 떠나보냄으로 다시 사람이나 사물과의 관계를 새롭게 연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자작을 꿈꾸다
책 속에 내가 가고 싶었던 곳이 있었다. 바로 죽파리 자작나무 숲.
검마산 깊숙한 곳에 약 30ha에 이르는 면적에 12만 그루의 자작나무 군락지였다니 대단하다. 예전에 자작나무 숲이 좋아서 인제군에 몇 번 갔었지만 이 책을 통하여 알게 되니 너무나 가고 싶어서 마음이 동동거린다.
자작은 서로가 간섭하지 않을 거리를 두고 자라다 자신의 키를 넘어서면 미련 없이 땅을 넘기고 사라진다. 나무의 수령도 딱 100년 전후로 살아 생에 애면글면 구차하지도 않고 자라는 동안 줄기의 아래쪽 가지는 스스로 떨구어 성장에 꼭 필요한 잎들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자작은 신사의 나무라 한다.
세속에 찌들려 맑은 얼굴의 웃음은 점점 사라지고, 마음은 검게 물들어 버린 나를 발견할 때 나는 동네의 양아치인지도 모른다. 자작의 삶과는 대조적인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고, 살아가는 생각의 관대함으로 마음속의 일부 공간을 여유로 남겨두고픈 마음이 생기는 시간이었다.
산속의 신사, 자작처럼 도시의 자작, 도시의 신사를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