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데버라의 딸 릴리는 두 살배기 아들을 데리고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쪽지에 적힌 주소를 찾아가는 날에는 비가 내렸다.
어렵지 않게 찾아 들어선 집에 어머니의 서신을 전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이 된다. 스튜어트는 릴리에게 여기에 왔다는 것을 감추고자 유치원을 들러 행선지를 숨기라고 하였지만 그녀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왜 릴리가 심부름을 하였는지는 이야기를 다 읽고 나니 조금은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이야기는 이스트앵글리아에서 서점을 갖 오픈한 줄리안 론즐리에게 집중이 된다. 손님의 발길이 뜸한 서점에 모자와 레인코트를 한 마을 주민인 에드워드와의 만남 이후 그들은 조금씩 서로에게 관심이 늘어난다.
에드워드는 모든 걸 알고 있는 듯이 줄리안의 아버지가 자기와 동창이라는 것을 알리고 과거의 기억들이 이것저것 가져와 그와의 관계를 의도적으로 더 복잡하게 만든다.
에드워드는 서점에 대한 관심과 운영방식의 제안에 에드워드는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다 친밀감을 한껏 솟아오른 시점 에드워드는 줄리안에게 심부름을 부탁한다.
흔쾌히 수락한 줄리안은 의문의 여인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매력을 느끼게 된다.
어느 날 에드워드의 부인의 초대로 그와 그녀의 집인 실버뷰를 방문하면서 딸인 릴리를 만나고, 그녀의 적극적인 호감으로 서로는 왕래가 잦아진다.
부인의 장례식을 치르고 난 뒤 사건의 전개를 빠르게 이어지면서 첩보국의 관계자들은 에드워드의 부정을 확인하고 그를 잡으려 하나 그는 모든 것을 손바닥 안을 보는 듯 아무도 모르게 사라진다.
영국은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오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많다. 거기에다 안개가 끼는 날은 분위기가 으스스하게 느끼게 만든다.
마치 안개가 낀 어느 날처럼 앞뒤를 알 수가 없는 상황 같은 첩보를 다루는 스파이에 관한 이야기가 소설의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 이야기는 더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고 나는 이야기의 곁가지로 빠지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였다. 실버뷰의 저택이 이야기의 중반에 나타나면서 안개 낀 날씨가 조금씩 맑아지는 것처럼 그들의 실체가 조직의 관계자들로부터 서서히 걷히게 되었다.
에드워드가 우체부의 도움으로 알 수 없는 자동차를 타고 사라진 사건에 대해 누구와 어디에 있는지는 내겐 오리무중이었다. 마치 헛간에 매여둔 소가 멍한 눈으로 좀 전에 먹은 풀을 다시 되새김질하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