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할 수 없어 찍은 사진, 보여줄 수 없어 쓴 글 - 힘껏 굴러가며 사는 이웃들의 삶, 개정판
최필조 지음 / 알파미디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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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최필조는 초등학교에서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 2016년 철거된 상도동 밤골마을의 마지막 5년을 촬영한 <밤골마을의 순희씨>라는 작품으로 2016년 온빛 사진상 본선 10인에 진출. 전쟁기념관 사진 공모전 우수상/2016년 이데일리 사진 공모전 최우수상/ 제1회 사랑, 생명, 사랑 사진 공모전 대상/ 세계일보 주최 세계 효·사랑 사진 공모전 우수상/ 한국관광공사 주관 2017년 한국관광 홍보영상 프로그램 참여/ 제15회 아름다운 한강 사진 공모전 금상 수상.


<책을 읽고>

오랜만에 좋은 포토 에세이집을 만났다.

이웃 중에 좋은 경치가 있는 외국에 사진을 찍자고 말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달랐다. 사진은 일상의 평범한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다 보면 멋진 사진이 될 거라 생각했다. 사진 한 장에 몇 페이지가 되는 순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그런 사진이 진정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스토리가 있는 멋진 사진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도시에서 멋진 옷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좋은 차로 멋진 곳을 구경을 하면서 인생을 즐긴다. 멋진 인생이다. 그러나 생존을 위해서 치혈하게 고군분투하는 아웃사이더의 삶도 보는 시선에 따라서는 멋진 인생인 것이다. 이제 인생의 뒷자락에서 외로움과 친구 먹은 사람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은 저자의 마음에 나도 젓가락을 슬그머니 얹어본다.

어머니의 기도

오늘 우리가 평한한 것은

어제 우리의 어머니가 드렸던

간절한 기도 덕분입니다.

일 년에 명절이나 휴가가 있으면 몇 번 시골집을 간다. 그렇게 시골집을 들렀지만 인식하지 못하다가 어느 날 문득 부엌 한편에 물이 찬 하얀 그릇을 보았다. 그래서 별생각이 없이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한참을 지난 뒤 우연히 그 사진을 보면서 그제야 어머니의 기도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사랑이란 그런 것인가 보다. 보이지 않는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옛날에 성황당 나무 앞에서 기도하던 어머니의 할머니가 하시던 그 기도가 나에게도 있음에 감사한다.

생이별

떨어지기 싫은 거다.

하얗게 질리도록

푸석푸석 갈라지도록...

다 주었던 서로였을까.

사진보다 글이 너무 매혹적이다.

만남이란 후일 이별의 시작인 것이다. 항상 좋을 거 같지만 세상에는 회노애락이 공평하게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더하면 무가 되는 것이 세상이다.

그렇기에 좋다고 너무 좋아하지 말고, 슬프다고 너무 슬퍼하지 말자.

이승에서 불행했다면 저승에서는 꼭 행복할 것이다.

이별의 아픔에 일조했던 나는 지금에야 연민의 정을 회생하여야 할지 고민이 된다.

그 시절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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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나무 둑방길을 달려가

고구마 밭을 가로지르면

숲속에서 우릴 기다리던 맑은 냇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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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을 펄쩍펄쩍 달리며 미리 옷을 벗었다.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로 날 부르던 친구들

그 시절의 여름

그립다.

어릴 적 집 근처에 저수지가 있었고, 30~40분을 걸으면 냇가가 있어서 항상 여름이 되면 멱을 감으러 가는 것이 마을 앞 넓은 공터에 가서 동네 아이들과 같이 노는 것처럼 흔하게 있었다.

미루나무도 있었고, 둑방길도 있었고, 냇가도 있고, 새까만 얼굴도 있었다. 아마 나와 연배가 비슷한가 보다.

그 옛날 외할머니 등에 업혀서 강둑을 따라 지나가던 길, 바람에 날리던 미루나무 잎에서 나던 그 소리가 아직도 잊히지가 않는다. 외할머니의 사랑이라고 기억의 구석을 자리 잡고 있는 그 시절 여름이 다시 그리워지는 페이지이다.

사진이라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예술 분야이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정말이지 어렵다.

이제까지 많은 사진 관련 책을 읽었지만 기억에 남는 소장하고픈 책은 한두 권 정도가 전부이다.

사진도 중요하지만 사진을 해석하고, 글로 표현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저자의 사진도 아름답고, 깊이가 있지만 그의 글은 사람의 마음을 동요하는 무엇인가 있음을 느꼈다.

바로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고 난 후 한 문장으로 결론을 지으면 바로 "사진은 사랑의 표현"이라 하고 싶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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