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는 어떻게 발견됐을까? - 십 대를 위한 하리하라의 생명과학 이야기
이은희 지음 / 길벗스쿨 / 202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한 번쯤은 '얘는 왜 이런 부분이 꼭 아빠를 닮았지?', '왜 나랑 이렇게 비슷할까?'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생각해 보면 당연하면서도 꽤 신기한 일이다. 얼굴이나 성격뿐 아니라 체질, 키, 습관까지 부모에게서 이어진다는 사실은 알지만, 눈으로 보면 신비롭달까. 그 원리가 정확히 무엇인지 아이에게 설명하려 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은데, 그럴 때 이 책 <유전자는 어떻게 발견됐을까?>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유전자 개념을 설명하는 어린이 과학책 정도로 예상했는데, 인간이 오랜 시간 동안 생명의 비밀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질문을 던지고 실패하고 다시 관찰했는지를 따라가는 제시해주는 밀도 높은 책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과학자들의 발견만 시간에 따라 나열하는 그런 방삭이 아니라, 왜 그런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차근차근 연결해 주기 때문에 흐름이 보다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유전학의 시작을 거창한 실험실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 농경 사회의 관찰에서부터 풀어낸 부분이었다.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콩 심은 데 콩 난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고, 더 좋은 열매를 얻기 위해 씨앗을 고르고 재배했다. 지금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실 이것이 인간이 유전을 이해하기 시작한 출발점이었다는 설명이 흥미로웠다.

멘델의 완두콩 실험 이야기도 단순 암기식 설명이 아니라 왜 완두콩을 선택했는지, 어떤 과정을 반복했는지를 자세히 보여줘서 훨씬 이해하기 쉬웠다. 학교에서 유전 법칙을 배울 때는 공식처럼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이 책에서는 수많은 관찰과 기록 끝에 얻어진 결과라는 점으로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 같다. 과학이란 이미 완성된 답을 외우는 학문이 아니라 끈질긴 질문에서 시작된다는 걸 아이도 조금은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DNA, 유전자, 염색체처럼 헷갈리기 쉬운 개념들을 어렵지 않게 설명했다는 부분이다. 생명과학 책을 읽다 보면 용어 때문에 금방 지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림과 비유를 적절히 사용해 이해를 돕는다. 특히 DNA 이중나선 구조가 발견되는 과정은 아이보다 내가 더 재미있게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하게 알고 있는 과학 지식도 사실은 수많은 실험과 실패 끝에 밝혀졌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게 느껴졌다.

중간중간 들어 있는 ‘탐구 노트’와 ‘과학 토론’ 코너도 단순한 정보 정리에 그치지 않는다. '우성 형질이 더 좋은 형질일까?', '유전자 기술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할까?' 같은 질문은 책을 덮고도 계속 생각하게 만들고,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은 주제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유전자 편집 기술이나 맞춤형 치료 같은 이야기를 뉴스에서도 자주 접하는데, 조금은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내용들을 이 책을 통해 보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 같다.

결국 유전학은 인간이 ‘나는 왜 나인가’를 이해하려는 긴 탐구의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를 닮았다는 익숙한 사실 하나에서 시작해 DNA 발견과 미래 유전자 기술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통해 결국은 나 자신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다.

평소 과학책을 어려워하는 아이들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을 것 같고, 생명과학 분야에 관심 있는 아이들에게는 좋은 입문서가 되어 줄 책이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